황금횃대 2006. 8. 18. 12:07

고등학교 졸업하고 돈 벌어서 젤 좋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월급타서 책 사보는게 젤 좋았어요"라고 말하겠어요

먼 훗날 당신이 내에게 살면서 변함없이 좋은게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탈랜트 김희애는 화장품 들고 나와서 변함없이 좋은게 에스케이투였다고 말하지만

나는 누가 뭐래도 책이였다"라고 말하겠어요.

 

ㅎㅎㅎ

공감하실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한 권 두 권 사모은 책들이 18평 우리집에는 간수 하기가 버겁어요

옛날 책은 모두 활판인쇄라도 책 뒷장까지 볼록볼록하게 글씨가 드러나지요

게다가 종이질도 그러니...그러나 그것도 이젠 하나의 추억입니다.

그래서 이참에 책정리를 해서 아이들이 보지 않을 책을 모두 아프리카에 보낼려고 합니다.

그곳에 사는 교민들이 170명 정도 있는데 모두 한글에 목이 말라 책 한 권 어찌하다 생기면

온 교민들이 그 책이 너덜너덜 할 때까지 돌려서 읽는다네요

우리야 책 보고잡으면 요샌 도서관도 너무 잘 되어 있고 언제든지 볼 수 있지만

아프리카에선 그게 불가능하다는거지요

 

살면서 이렇게 모국어에 갈증을 느끼지 않고 사는것도 큰 복입니다.

저 혼자 집에 있는 책 보내고 말려다 혹시 행뜰 회원분들도 나처럼 이렇게 책을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버릴려니 아깝고 헌책 처분하자니 마구 손해보는 느낌이고 ㅎㅎ)

하시는 분이 계시면 도움을 주십사 하는 바람입니다.

 

아래 선배님이 쓰신 글을 첨부합니다.

책 정리하시고 이 여름 끝까지 훠언하고 시원하게 보내시길...ㅎㅎ

 

*****************************************************************************

 


"전상순
들풀님 책좀 그리로 보내도 될까요? 우리집구석은 좁아서 책을 놓아둘 수가 없어요^^ " 08:35

오늘 낮에 전상순님이 답글로 조기 아래에다 써 놓으신 이글을 보고 한 주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문제가 일시에 확 풀리면서 ‘기회는 욧때다’ 하는 생각에 염치불구하고 마구 들이대기로 했어요.
혹시 이곳에서 마구 때를 쓰면 도움의 손길이 활짝 열리지 않겠나 하는 내 얕은 잔머리 속에서 나온 꽤이지요.
몇일 전 이었나봐요.

올 여름 대책없이 달겨드는 폭염을 이겨 보겠다고 꼼짝도 않고 양귀자소설에 빠져서 지내고 있는데 컴에서 ‘ 삐웅’ 소리와 함께 친구가 아바타를 내세워 나를 보재요
비싼 통화료덕에 편지로 주고받던 안부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돈 한푼 안 들이고 간단하게 메신저로 옆에 있는 것마냥 희덕희덕하는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 살고 있는 내 소꿉친구여요.
너무 더워 책이나 보면서 피서를 한다는 내게 반가운 목소리 실어 대뜸 책을 보내 달래요.

책? 무슨책? 하며 묻는 내게
그곳에 살고 있는 교포들이 한글에 얼마나 목말라하는지 상상해 보았느냐고 하면서
너라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부탁을 한다며 털어놓은 이야기의 요지는 이러했어요.
아프리카에서도 오지인 보츠와나에는 우리나라 교민이 약 170명 정도 살고 있는데
오고 가는 시간만 해도 3일 이상이 걸리는 먼 곳이다 보니 고국의 소식을 듣거나
모국어로 된 책을 본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랍니다.

그러기에 어찌 어찌해서 한글판 책이라도 한 권 생기는 날이면 서로서로 돌려가며 보느라 책이 다 헤질정도라는데 이런 사실을 안 어느 독지가가 얼마 전엔 가끔씩 고국에서
들어오는 컨테이너로 책을 실어 보내 주었답니다.
그러자 서로들 책을 빌려가느라 아우성을 치는 모습이 눈물겹고 안타까워 그곳에 한국교포를 위한 도서관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하면 교포들이 늘 한글을 접하면서 내 나라 말과 글을 잃어 버리지 않고 모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주리라는 생각때문이지요.

친구는 실제로 그 곳에서 20여년을 살면서2세 3세를 위해 한글학교의 교장을 맡아 교포들에게 모국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답니다.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기 위해 고국에 들어와 필요한 악기와 한복을 구입해 가는등 교포들이 모국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대충 이런 요지의 설명과 함께 부탁을 받은 나는 더 이상 망설일 것도 없이 흔쾌히 도와 주겠노라고 약속을 했어요.
그리고는 곧바로 주위의 지인들과 도서관장님들께 도움을 청해놓고 소식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내게 상순님의 그 말은 구세주에 다름 아니였습니다.

저의 설명에 혹여 부족함이 많지만
님들이 한두 권 보태주는 정성이 멀리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오지에 살고 있는 우리의 교포들에게 고국의 형제를 대하듯 소중하게 읽혀질 것이며
모국어를 지키는 지킴이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염치불구하고 여러분들께 도움을 청합니다.

시집을 비롯한 소설이나 동화책. 지난 월간지등 어떠한 종류의 책이라도 도움을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보내실 주소는

 

충북 제천시 청전동 829번지 나무 물고기 최 복희(016-456-9069)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