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4. 6. 30. 22:05

허기

 




김밥을 스무줄이나 싸도 옆구리에선 허기가 터져나온다
아이를 낳은 달은 먹어도 먹어도 뱃속이 허전타고
딸 둘에 아들 하나 낳은 동서는 시도때도 없이 허기타령이다
짚어 보면 그렇구나 하나같이 허리 틀면서 낳은 새끼들
오장과 육부를 뒤넘겨치고 어금니 여러 짝 내려앉을 때
환청처럼 들리는 목소리; 저 문고리가 보이지 않아야 애가 나오니라
감은 눈을 떠도 또 떠 보아도 문고리는 동그랑 달랑인데
이 아이는 언제 나오는거야 아아악


고함 소리는 여즉도 허공에서 붉은 목젖으로 떠 돌고
닭이 울어 산고조차 날밤을 넘기는데
동그란 문고리 차돌멩이같은 시 한편
이 아이는 언제 나오는거야 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