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4. 7. 2. 15:20

호박



뇌리리한
저 호박덤불
땅 속 지하수처럼 힘찬
똥거름 광맥이라도
움켜잡았나보다
입맥에 검푸른 혈액이 돌고
힘 없는 솜털이 가시처럼 빳빳하니
한오큼 호박잎 거머쥔 손에
따끼따끼 수지침으로 찔러대는
서슬푸른 각성


한 잎 건너 한 잎
마디마디 사타구니에
어린 호박 품어 안고
폭염에 마를새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덟폭 푸른 휘장
없는 바람에도 바쁜 뒤채임


한 호흡,
뱉어내는 숨결에
촉수 한 뼘은
칙칙한 하늘 모서리
힘차게
들썩
밀어 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