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6. 9. 1. 12:10

 

 

고스방이 논에 갔다오다가 무단히 미끌어져각굴랑 무릎뼈가 골절이 되었어요

아직 붓기가 빠지지 않아 일주일째 저렇게 부목만 대놓고 입원중이래요

올해는 우짠 일인지 식구들 돌아가면서 한번씩 이벤트를 합니다

상순이 심심할까바 저러는거 같어요

4인용 병실에 환자 고스방 침대 하나, 나 하나 차지하고는 에어컨 틀어놓고

죙일 밥 얻어 먹으며 딩굴거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대하소설 잡은것 2/3를 앍었재요

 

"상순이 살판 났구만..."

이건 고서방의 말이고

"살판이고 뭐고 가꿉아 죽겠구만"

이건 내 말이고요

 

가마이 앉았어도 묵고 잡은 건 얼매나 많은지...뭐 먹을까 뭐 사묵을까? 하고 물어보면

스방놈은 까재미눈을 뜨고 나를 치어다봅니다

'저누무 여편네는 여기 소풍 온 줄 아나벼"

"이왕지사 일이 이렇게 됭거를각고 쥐 짜믄 뭐하겠소 실실 웃어가며 즐기야지"

"저녀르 여편네하고 살다간 내가 복장이 터져 죽재"

"죽기는 와 죽어. 그람 찡그리고 우거지죽상을 해각고 앉았시만 무릎빼가 지절로 붙는단말가"

 

웃어요 웃어요 모두가 다함께...하는 노래도 있잖여

 

며칠 뒤면 우리집도 포도를 따야하는데 고스방 다리 붓기 빠지면 얼릉 깁스해서 델다놓고

포도따야재요

 

그나저나 환자 수발하는데 나는 뭐..이력이 나서 아주 펜하구만요

고스방이야 뭐 시간이 가야 낫는건데...

돈 나올 구멍이 없어 걱정이지 딴거야 뭐..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