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소설 객주
황금횃대
2004. 7. 5. 22:02
소설 객주는 김주영씨가 쓴 장편 역사소설이다
1981년 3월에 창작과비평사에서 초판본 제 일권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 때 마악 지방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월급 팔만오천원을 받는 주물회사에 새끼경리로 첫발을
마악 내딛였을 때다.
월급받아 제일 존 것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책을 사 볼 수 있어
참 좋았다고 말하겠어요 머 이렇게 유행가 가사에 그 심정을
패러디할 수도 있을 정도로, 쥐꼬리 월급을 받아 책 사볼수있는
기막힌 환경의 업그래이드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김주영의 목마 위에 여자를 읽고 꺼벅 가 버린 나는 그 뒤에
객주를 사 보기 시작했는데. 조선의 스물다섯 천봉삼은 시대를 훌쩍
뛰어 넘어 스무살 접어든 츠자의 가슴에 정의감과 의협심 강한 남정내로 금새 각인이 되어, 남자 친구 하나 없던 쓸쓸한 어린 가슴에 애인으로 자리 매김을 하여 허구헌날 책 속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
현실은 하꼬방 같은 작은 사무실 흙먼지 쌓이는 책상에 턱 괴고 앉아서
쪽창 너머에서 까딱까딱하는 쇠뭉치 달아내는는 저울의 부랄만 쳐다보다가 짬짬히 사장영감 눈치보며 읽어보는 객주의 묘미는 그야말로 변소깐에서 새임 몰래 피는 담배맛에 비기리요
조선시대 토속어가 걸판지게 뱉어내는 삶의 걸쭉한 맛은 깔끔한 문장과 멋스런 문자의 배열에 홍냐홍냐하던 어린 츠자의 가슴에 진짜 우리의
글이 어떻게 살아가는 현실 속에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 처음으로
가르쳐준 책이였다
책이 한꺼번에 다 출간 된 것이 아니라, 책이 나올 즈음 신문을 보고
책을 한 권씩 한 권씩 사서 보았는데, 7권까지 사 보고는 그 뒤를 짐작을 할 수가 없다
아니..그 뒤에도 책을 챙겨서 사 봤을성 싶은데 지금 보관되어 있는 것은 7권까지 밖에 없다
지악스럽게 라면 박스 속에 담아 온 내가 산 책들......
시집가면서 그 놈의 책은 머할라꼬 저리 담아가는지. 동생들 읽게
냅두면 될것을..그리 말하는 친정 엄니의 지청구에 도끼눈을 뜨고
눈물 질질 흘리가면서 악다구니로 내 책 내가 다 싸가겠다는데 왜그러냐고 친정엄마의 가슴에 못을 박은 일...그렇게 몇 박스, 씨알의 소리 같은 헌책방 책들도 다 싸들고 왔으니 참말로 내 욕심도 어지간했나보다
기껏 그렇게 엄마를 슬프게 만들며 싸짊어지고 온 책을 시집와서 일년이 넘도록 박스도 풀지 못하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써 온 일기장은 쥐가 뜯어 먹고 오줌을 싸서 희안치도 않았지만, 지금도 객주 뒷장에 풀이된 우리말 풀이를 보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는 것이 살갑기 그지없다.
깡그리 잊은 듯한 책의 내용이 곰팡내나는 책장을 들시니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며칠 전 신문에 이 객주가 다시 발간이 된다는 소식을 보면서,
요즘 젊은 사람도 새 책이 나오면 보다 산뜻해진 글씨체로 나온 책을
꼭 사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1981년 3월에 창작과비평사에서 초판본 제 일권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 때 마악 지방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월급 팔만오천원을 받는 주물회사에 새끼경리로 첫발을
마악 내딛였을 때다.
월급받아 제일 존 것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책을 사 볼 수 있어
참 좋았다고 말하겠어요 머 이렇게 유행가 가사에 그 심정을
패러디할 수도 있을 정도로, 쥐꼬리 월급을 받아 책 사볼수있는
기막힌 환경의 업그래이드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김주영의 목마 위에 여자를 읽고 꺼벅 가 버린 나는 그 뒤에
객주를 사 보기 시작했는데. 조선의 스물다섯 천봉삼은 시대를 훌쩍
뛰어 넘어 스무살 접어든 츠자의 가슴에 정의감과 의협심 강한 남정내로 금새 각인이 되어, 남자 친구 하나 없던 쓸쓸한 어린 가슴에 애인으로 자리 매김을 하여 허구헌날 책 속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
현실은 하꼬방 같은 작은 사무실 흙먼지 쌓이는 책상에 턱 괴고 앉아서
쪽창 너머에서 까딱까딱하는 쇠뭉치 달아내는는 저울의 부랄만 쳐다보다가 짬짬히 사장영감 눈치보며 읽어보는 객주의 묘미는 그야말로 변소깐에서 새임 몰래 피는 담배맛에 비기리요
조선시대 토속어가 걸판지게 뱉어내는 삶의 걸쭉한 맛은 깔끔한 문장과 멋스런 문자의 배열에 홍냐홍냐하던 어린 츠자의 가슴에 진짜 우리의
글이 어떻게 살아가는 현실 속에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 처음으로
가르쳐준 책이였다
책이 한꺼번에 다 출간 된 것이 아니라, 책이 나올 즈음 신문을 보고
책을 한 권씩 한 권씩 사서 보았는데, 7권까지 사 보고는 그 뒤를 짐작을 할 수가 없다
아니..그 뒤에도 책을 챙겨서 사 봤을성 싶은데 지금 보관되어 있는 것은 7권까지 밖에 없다
지악스럽게 라면 박스 속에 담아 온 내가 산 책들......
시집가면서 그 놈의 책은 머할라꼬 저리 담아가는지. 동생들 읽게
냅두면 될것을..그리 말하는 친정 엄니의 지청구에 도끼눈을 뜨고
눈물 질질 흘리가면서 악다구니로 내 책 내가 다 싸가겠다는데 왜그러냐고 친정엄마의 가슴에 못을 박은 일...그렇게 몇 박스, 씨알의 소리 같은 헌책방 책들도 다 싸들고 왔으니 참말로 내 욕심도 어지간했나보다
기껏 그렇게 엄마를 슬프게 만들며 싸짊어지고 온 책을 시집와서 일년이 넘도록 박스도 풀지 못하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써 온 일기장은 쥐가 뜯어 먹고 오줌을 싸서 희안치도 않았지만, 지금도 객주 뒷장에 풀이된 우리말 풀이를 보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는 것이 살갑기 그지없다.
깡그리 잊은 듯한 책의 내용이 곰팡내나는 책장을 들시니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며칠 전 신문에 이 객주가 다시 발간이 된다는 소식을 보면서,
요즘 젊은 사람도 새 책이 나오면 보다 산뜻해진 글씨체로 나온 책을
꼭 사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