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풍경
황금횃대
2004. 7. 5. 22:08
어제 못다 내린 눈이 느릅나무 가지 사이로 난분분 날리고 있다
담장을 타고 넘어오는 바람에 밀려 지붕 위에 눈들이 말갈기처럼 날린다
뒷 집 옥상 곶감주렴은 서로 부딪쳐 소리 없는 종을 울리고 있다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차들은 마찰음 없이 자죽을 떼어 놓는다
건널목을 발견한 상행 열차는 꽤액 소리 지르며 잔뜩 움츠린 마른 풀들
의 등뼈를 흔들고 지나간다
꽃닭, 장닭, 암탉들 발 시려운가 모조리 횃대 위에 올라가 미동도 없이
조을고 있다.
내린 눈을 품고 먼 산은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