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친구를 만나고

황금횃대 2004. 7. 15. 17:07
가는 길


오늘밤은 우리가 강물로 흘러도
사랑은 새벽 강가 안개로 남아
이 땅 모든 풀꽃들의 가슴을 적시리
아침해가 떠오르면 흔적 없어도 좋을
별빛보다 서러운 사랑, 그런 사랑하나
떨구고 가리, 가없는 밤길
출렁이며 넘실거리며 가는 길에


안 상학




차가운 물안개로 남지 않아도
가슴에 촉촉한 수분을 함량껏 선사하는 친구들
그녀의 말마따나 반년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도타운 정분은
비단 세월이 축적 되었다고 저절로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리라
기차 바퀴가 칙칙폭폭 돌아가는 것이 아니듯
시간의 톱니도 슬픔과 슬픔만이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덥다,덥다 하여도 두어달, 추워 죽것네 해싸도 두세달
슬프다,슬프다 되뇌어서 석달열흘, 기뻐서 까무라치겠네 해도 석달열흘쯤...우린,
이렇게 비단헝겊 조각보처럼 형형과 색색의 형태들로
짜집기 되어서 무지개 다리를 인생 가운데 걸쳐
놓으리라.

즐거웠고, 아름다왔고, 그 배려들이 고마운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