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곶감
황금횃대
2006. 11. 2. 08:16
작년에 이어 남편이 감나무에 달린 감을 또 샀다
올해는 감 작황이 썩 좋들 못해 작년 보다 소출이 적다
그래도 한나절 내도록 목 빠져라 감전지를 가지고 푸른 하늘을 노려보며 감나무와 감전지싸이의
쫒고 쫒기는 게임을 즐긴다. 감잔지 사이에 가지를 쏙 끼워 밀어 넣고는 감전지를 돌려 가지를 똑, 꺾을 때의 그 기분이란.
조심스럽게 감이 떨어지지 않게 내려서 콘티박스에 담는다.
처음엔 저 많을 걸 어떻게 다 따나...하지만 따다보면 어느 새 감은 무거운 열매를 다 빼앗기고 억울하게 서 있다.
어제 밤
깨진 감과 성한 것 두 다라이 깎고 나니 새로 한 시가 다 됐다.
서리가 내리는 밤에 깎은 다라이를 내 놓고 사진은 아침에 찍는다.
핀 꽂아서 이제 매달면 해와 달이 번갈아 사랑을 퍼부어 주면
감은 이쁘게 말라간다.
떫은 감도 사랑 앞에서는 달디 단 곶감이 되는데
하물며 사람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