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똥 못는 일도 며느리탓이여?

황금횃대 2007. 1. 19. 20:44

엥간흐면 앉았는김에 몇자 두드리면 오가는 사람 읽을 것도 있고 조을낀데

손가락에 힘이 빠져 참말로 그짓도 자꾸 어려워져가네

자, 아버님은 어제부터 또 택시 몰고 일하러 나가십니다.

오전에 가셨다가 점심 드시러 들어오시면 조금 눈 붙였다가 또 나가십니다.

어제 저녁에 고스방 저녁 먹으러와서 차려 주고 치우는데 어머님이 화장실을 가시는거라

화장실에 가셨다 물 내리는 소리나고 나와서 지나가는데 얼굴이 영 푸석푸석하시네

며칠 동안 살펴봐도 붓기가 빠지질 않어서는 고스방이 물어봐요

"엄마, 거 김천 병원에서 가져 오는 약 잡솨여?"

"이틀에 한 번꼴로 먹는데 그 약 먹어서는 붓는기 아니라는데 의사가"

"그럼 왜 부을까 얼굴이..다리 좀 보여줘보세요"

내가 마지못해 거든다. 고쟁이에 내복을 꺼 올리고 다리를 눌러보니 누른 자욱이 한참 뒤에야

회복이 된다. 어라 이거 다리도 부으시는거 맞잖아

"얼굴 붓고 다리까지 부으면 신부전일 가망성이 높은데 어머님 내일 병원에 가보셔야겠어요"

"내사마 다리 붓는기 걱정이 아이고 똥을 못 노서 걱정이구만. 암만 용을 써도 안 나오고..."

혈압 있는 사람이 젤루 조심해야 할 것이 변비라, 어디서 내가 그 소릴 들었구만.

그래서 "엄니 언제부터 변비세요?"하고 여쭤보니

"한참 됐어. 아주 힘이 들어 죽것네"

저녁 먹고 고스방 나가는데 따라 나가 둘코락스라는 변비약을 사온다

집에 와서는 어머님께 두 알 잡솨보시고 낼 아침에 너무 또 급하게 변이 나오면 한 알 드시구

그러세요

 

꼬끼오 날이 밝아

나는 아침 준비하고 어머님 화장실 가셨다 나오시기에

"어머님 괜찮으세요?'하고 이야기하니 대뜸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하시며 화를 내신다.

어이 지기럴...내가 어머님한테 변비 걸리시라고 했나 왜 내한테 화를 내시는겨

만두국 끓여서 드리니 밥은 안 드시고 국에 있는 만두와 국물만 드신다.

그래도 영 허리 아픈거와 변비가 걱정이 되어서 방에 들어가시는데

"어머님 그럼 오늘 저하고 병원가세요 정 안 되면 관장이라도 하면 시원헝깨로"

"가야지"하신다. 그것도 비장하게 말씀을 하신다.

 

아침 설거지 대충하고 씻는동마는동 하고 따라나서서 김천 병원에 가니까 웬 아픈 사람은 그렇게도 많은지. 휠체어에 어머님 앉히고는 오전 내도록 검사에 엑스레이 사진 찍고.

연세가 많으셔서 고관절에 허리관절염이 와서 굉장히 안 좋으시네요 한다.

내과 검사 한 것은 오후 4시에 결과가 나온다해서 아버님과 어머님은 집으로 가시라하고 4시까지 기다렸다가 결과보고 약을 받아 온다.

 

병원 대기실 의자에 앉아 뜨게질을 한다.

머리 속에 미래에 대한 공포가 떠 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부지런히 뜨게코에 눈을 박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불안은 그 때 닥치면 또 어떻게 해 보기로 하고

 

직행버스타고 졸며깨며 집에 와서 현관 문을 여니 새마을 부녀회에서 김 팔으라고 한 박스 갖다놨다.

어이구..못살아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