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횃대 2007. 4. 7. 13:38

 

 

 

어머님 모시고 김천 제일병원을 다녀오다

고스방이 병원을 같이 가서 진료를 받고 직지사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 꽃 구경, 엄마가 몇 번이나 할 수 있을까' 착한 아들은 그런 마음 가졌을 터이다.

직지사 벚꽃은 그저께 밤보다 훨씬 아름답고 크게 피었다.

산을 타고 내려 온 바람이 꽃가지에 걸릴 때마다 일찍 피어 세상구경 많이 한 꽃잎들이 눈처럼 떨어진다.

꽃잎이 모여 있는 쪽으로 살짝 핸들을 틀어 바람을 일으키면 모여 있던 꽃잎이 놀란 눈으로 화들짝 고개를 쳐들고 서둘러 자리를 뜬다.

 

"저 날리는 꽃잎 좀 봐바요 엄마"

 

올해 오학년이 된 남편은 아이처럼 엄마, 엄마, 엄마를 부르며 꽃들이 놀래서 달아나는 모양을 즐거워한다

 

"그러게, 그러게, 아이고 저 나무는 꽃이 더 많이 핀 것 같아 꽃들이 더 다닥다닥 붙은거 같아..."

교육과정에도 없는 팔학년 중반의 엄니께서 환한 목소리로 화답을 하신다.

꿈결같이 햇살이 내리쬐고 꽃잎 떨어져 바람에 날리우는 날, 자동차 유리에 꽃가지 그늘이 서서히 지나간다

"눈에 쏙 넣을 만큼 매매 보시라" 아들은 꽃잎 색으로 엷게 웃는 엄마에게, 옆자리에서 대충 장단이나 맞추는 여편네에게 연신연신 꽃을 보라 한다, 꽃잎을 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