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나는 밥상 식구들에게 두루두루 편지 한 통씩 써야지..예전에 마음 먹은일이였는데 그렇게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지났어요. 아직도 주소 알아도 못 보낸 곳이 있어요. 세월은 뭐 인어공주거품처럼 쉬이 꺼지는게 아니라 이번 달 아니면 다음 달..이러구 미루고있는거죠
서서히 뒤안에서 매미 울음 소리가 누출되기 시작했어요. 수도물 새는 소린가 싶어 살모시귀 기울이며 소리를 따라갔더니 아마 마악 땅에서 7년의 시간을 견디고 출세를 한 매미인가봐요. 미약하게, 어데 수도물 쬐끔 덜 잠궈서 물 새나오는 소리처럼.. 그러나 그들은 단박에 녹음 속에서 우렁찬 노래를 부르겠지요.
2.
고추 옆순을 급하게 맨손으로 질렀더니 거친 손끝에 풀물이 들어 시커매요. 수세미로 박박 씻어도 잘 안 지워져요. 종일 햇볕이 무서워 안 나갔는데 해 지고 잠깐 밭에 갔다가 이렇게 피부에 한껀 저질러줍니다.
시부모님은 오늘 저녁은 왠일로 거실에서 일찍 철수를 하시네요. 종일 왕왕거리는 티비가 꺼지고 집은 넘의 절간처럼 순간 고요해집니다. 고요함 ㅅㄱ에서 따북따북 볼펜이 글자를 그리며 가는 소리를 들어요. 이 소리는 글자로 표현 할 수는 없습네다.
3.
4.
울딸이 내가 정신없이 자고 있는 꼴을 그려놨어요. 얄밉게도 똑같습니다. 공부 뎁다 못하는 딸이 이런 건 잘해요. 꼭 어디 내다 버릴데도 없는 지에미딸입니다. 딸하고 엄마는 우찌그리 닮는지요. 그런 딸을 보며 미워하다가도 웃습니다. 엎어보면 바로 내 자신이니까.
나는 왜 이날, 이렇게 정신없이 잘 정도로 피곤했는지 그 이유를 몰라 잠깐 머리가 복잡습니다.
P.s : 핸드폰을 꼭 쥐고 자네요. ㅇ인에게서 전화라도 왔나..꿈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