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애인 생일날이다 . 어젯밤 씨러져 잘 때는 새벽 달구새끼 초성이 터지자마자 그대 생일 축하하노라 문자를 보내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인생, 사람 일이란게 마음 먹은대로 어디 되어주는가. 어제 아버님이 종일 땡빝에 따 놓은 고추 푸대를 풀러 고추를 고르고 골안 끄트머리 수미네 축사에 설치된 벌.. 소주 동맹 상순이 2011.09.16
겨울을 잘 건너려면.. 이야, 진짜 날씨가 춥네. 설거지하고 밥찌끄래기 던져 줄라고 닭장 문을 여는데 손이 문고리에 쩍, 달라 붙는거야. 깜딱 놀랬네 손 안 떨어지까바. 달구새끼 똥꼬를 마악 빠져나오는 달걀을 손에 들면 따뜻하다. 근데 주인이 달구새끼 뒤를 졸졸 안 따라 다니니 달구새끼가 언제 계란을 낳았는지 알 수.. 소주 동맹 상순이 2011.01.16
아득한 것들 저녁을 일찌감치 먹었네요. 밖은 계속 춥고 밤은 내리는 중이지. 전화가 왔어 집 전화로. 그녀의 목소리는 어젯밤의 술 때문이 아닌 젖은 목소리야. 커피톡톡이란 찻집을 하는데 석 달이 지난 오늘에야 겨우 점심 먹을 밥집을 알아냈지 뭐야아~ 두 명이 오면 한 끼에 사천원짜리 정식을 먹을 수 있는데 .. 소주 동맹 상순이 2011.01.12
야멸찬 욕망 푸른 대추를 따다가 몇 날 며칠을 말렸는지 손가락을 꼽아가며 날 수를 기억할 수는 없다. 볕에 바람에 이슬에 서리에.. 대추는 그렇게 짙은 붉은 피톨로 온몸을 물들였다. 물들이는 과정이 어찌나 힘들었는지 탱탱하던 피부가 쪼글쪼글해졌다. 시어머니는 하루 종일 바람부는 쪽마루에 바람을 등지고.. 소주 동맹 상순이 2010.11.05
일상 포도일이 시작되었재 겨울 내도록 회관에 모여 십원빼이 민화투를 치던 사람들이 머릿수건을 두르고 장화를 신어 올해는 어찐셈인지 봄이 늦었어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워 모두들 봄을 손꼽아 기댈렸지, 난방비 많이 나와서 그러는 건 아니였는데 그게 꼭 아니라고도 말을 못햐. 그만큼 없는 집구석에.. 소주 동맹 상순이 2010.05.03
일상 <주끼기>도 오래 하지 않으니 이제 자판 우에 손가락 얹어 놓으면 뭐라고 나불거여야할지 막막하다. 4월 16일에 포스팅하고 한 열흘 쉬었다고 그 수다가 어디가것어? 하면 대답하리 "어디 가삐리고 영 안 와요"라고 농사일 하니라고 바쁘면 내가 또 그 값을 주끼느라고 열심히 들락거렸을텐데 그것.. 소주 동맹 상순이 2010.04.27
끝나지 않는 이야기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영어로 하면 네버 엔딩스토리라고 하나요? 저, 지금 취팅이예요. 아랫집 할무이 돌아가시고 처음 이렇게 취햇어요. 어디서 술을 먹었냐구요? 주민자치위원 회의 끝나고 먹었세요. 지금 소주 한 병 마셨는데 알딸딸해요. 소주 내공이 많이 줄었어요. 소주 한 병에 이렇게 별천지를.. 소주 동맹 상순이 2010.02.25
비 오는 날이 불편하다 비가 종일 내렸다 맘 먹고 빨래를 돌리느라고 주방 장갑까지 세탁기에 때려놓고 온수 호스를 세탁기 아구리에 꽂아 넣고는 아주 작정을 하고 이방 저방구석을 돌아댕기며 눈에 띄는 건 다 걷어와서 집어 넣었다. 그렇게 작정하고 세탁기를 돌리면 비가 온다. 세차를 하면 비가 온다는 화자의 넋두리처.. 소주 동맹 상순이 2010.02.09
생일 보내기 넘들은 생일이 느즈막히 뒷달에 있어 해가 바뀌어도 <아직 생일이 안 지났기에 한 살 더 안 먹었지>하고 눙치는 기간이 있건만, 나는 어찌된 셈인지 해 바뀌어 어정거리다 보면 고만 생일이다. 그래 나이 이런거 누가 물어보면 만나이로..어쩌네 할 것 없이 생일을 꿀떡, 해 잡수신 본 나이로 바로 .. 소주 동맹 상순이 2010.01.30
결혼기념일 아침에 눈 떠 핸드폰을 보니 알바 떠난 딸래미가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나는 확인을 했는데 고스방 보고 밥 먹으면서 상민이가 문자를 보내왔는데 당신은 안 받았느냐고 확인해보라니 자기 핸폰을 열어보고는 자기한테는 안 왔다고 고만 삐졌다. "이누무 여편네(고스방.. 소주 동맹 상순이 201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