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가는군요...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새 달력을 비릉빡 못에 새로 걸었습니다. 글자가 커다랗고 음력이 밑에 따로 기명이 된 달력입니다 대개 농협달력이나 주유소 달력, 신협 달력이 여기에 해당 되겠습니다. 지난 말날, 그러니까 섣달 스무이랫날엔 메주를 쒀야 하는데 동네 총회한다고 그냥 지나갔어요. 메주 몇 덩.. 소주 동맹 상순이 2009.12.29
전화가 왔다 저녁 묵고 오랜 만에 티비보면서 낄낄 거리는데 전화가 왔다. 처음 핸드폰이란걸 장만 했을 땐 조선 천지 구석구석에서 전화가 어찌나 걸려 오던지 귀때기가 뜨끈뜨끈하도록 전화를 받았는데 이제 그것도 한 십년 썼다구, 신기함도 뭣도 사라진 탓에 일요일이면 전화벨 울리는 소리가 가물에 송이 올..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9.28
얼마나 이쁘면... 마누래가 이쁘면 처가집 말뚝에다 절을 다 한다더니 그제 저녁에 김천 가서 머리카락 끊고 장 봐가지고 날 태워오면서 고스방이 이런다. 올해 시간이 좀 나면 처갓집 벌초할 때 예취기 싣고 가서 내가 싸악 깎아줄라 했는데, 내가 예취기로 벌초를 예술적으로 해 놓으면 처남들이 놀래서 뒤로 자빠질..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9.12
고스방의 재발견 며칠 전 고스방은 지장사 스님을 태우고 대구 모처로 갔다. 스님은 회의에 참석을 하고 고스방은 밖에서 기다리는데 길 옆에 영업용 택시가 주르르 서있는 걸 봤나보다. 돌아가신 형 생각에 마음이 몹시 슬펐나보다. 나는 포도를 따고 손질하고 출하하고...밤이 되어 씻고 누우면 세상에 다시 등때기 ..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9.11
주절주절 1. 아침에는 해도 나오지 않고 구름이 잔뜩 쳐발린 하늘에서 바람신이 하강을 했다. 설핏 물기에 제 껍대기를 한 바퀴 뚜르륵 굴려 수분을 김밥 두께로 말고 나온 듯하다. 색은 뭐랄까, 그래 탁한 색이다. 바람은 내려 오면서 느릅나무에도 올라 앉고, 닭장 지붕땀말래이에도 올라 앉고, 양철 지붕에도 ..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7.24
일기 고스방은 바로 위에 형이 죽은 뒤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 티벳버섯이 밤새도록 우유를 먹고 게운 듯한 시어터진 발효유를 단숨에 마시지를 않나 저녁마다 막차 보고 나서는 운동복을 갈아 입고 중학교에 운동장 열바퀴 돌기를 하러간다 처음에는 나도 잘 따라 다녔다. 가끔씩 뚱뗑이 딸도 동참을 ..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5.29
포도밭에서.. 슬슬 포도일이 시작됐시요 어제는 비가 와서 포도밭에 갔다가 육손 지르는 일은 못하고 고사리만 한 봉다리 꺾어왔재요 첨에는 동네 임씨들 공동묘지 쪽으로 고사리를 꺾으러 갔세요 비는 부실부우~실 오지, 하늘은 내려앉아 껌껌하지..나는 길다란 우의를 입고 갔는데 그 모습이 좀 기괴해요 내가봐..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5.13
동무 동무 내 동무 <jaye님 블로그에 갔더니 수녀님 사진이 있어서 허락도 안 받고 그냥 가져왔어요> 수녀님 사진 보니까 노틀담에 있는 루피나수녀님이 생각이 나요 오래된 내동무 입니다. 가끔 전화를 하면 내동무 루피나 수녀님의 목소리는 점점 그녀의 엄마를 닮아갑니다. 며칠 전에 인천 시숙 제사지내러 갈 때..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5.12
우리, 살아 기쁜 일 고스방한테 허락도 안 받고(아직도 이렇게 사는 내가 서글프지만) 무작정 2시 21분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해놓고 저녁 반찬을 만들기 시작한다. 고스방이 좋아하는 무나물도 국물 자작허게해서 볶고, 쇠고기 국도 끓이고, 가오리찜도 해놓고, 콩장도 만들어놓고.. 씽크대 개수대에 붙어서 이리저리 콩닥..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2.01
수리수리 마수리, 마흔 일곱이여. 오늘은 결혼기념일, 그러니까 고스방하고 나하고 한 날, 한 시에 어른 된지 꼭 이십년이 되는 해이다. 세세한 이벤트는 없어도 날짜를 꼭 기억하는 고스방이기에 저녁도 안 먹고 기다렸더니 그냥 넘어가는 눈치다 살짝 서운해지려다 그만 그러구 만다. 그러나 나는 아침에 이십주년을 기념하여 행주를.. 소주 동맹 상순이 2009.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