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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1.

황금횃대 2009. 12. 7. 17:17

 

 

 

 

 

 

 

지난 달 26일에 충북정보선도자 선진지 견학일정이 있었다

일박이일로 다녀왔는데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아 조금은 허전하였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전국 각지에 블로그 친구들이 산재해 있지 않는가

저녁먹고 호미곶 해변에서 둘도사님을 만났다.

대구에 살 때만해도 한번씩 만나 술 한잔 했드랬는데 강군지 뭔지로 이사를 가고 난 뒤에는 한 번도 못 봤다.

아니다, 우리집 농활 할 때 한 번 왔으니 그 때 보고 못봤다. 상당히 오랜만에 봤지를.

 

일행들은 저녁 먹고 다들 숙소로 가서 노는데 나는 빠져 나와서 새천년맞이 구조물이 서 있는 광장에 소화시키려고 두어바퀴 돌고 나니 둘도사님이 왔다. 차를 가지고 왔으니 술도 못 먹는다하지...참 난감하다.

술 묵는 사람이 술도 못 묵고 다방 여불떼기 앉아 음료수 한 잔 하고 있으니 할 말도 안 나오고 거참...

할 수 없이 해변가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고 간단하게 회 한 소쿠리 떠 놓구선 소주 한 병만 마시자고 했다.

대구에서 바다로 근거지를 옮긴 도사님은 이제 달관을 했는가 말 수조차 줄어 들었다.

혼자 실쩍 미친년처럼 이말 저말 붙여 보지만 영...옛 분위기가 아니다.

술 한 병 더 마시고 나를 숙소 근방에 델다주고는 술기운 가신다음에 집으로 가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길 우에서 헤어졌다. 거참....자꾸 씁쓸하다. 이 분위기가 아닌데...ㅎㅎㅎㅎ 하면서 고개를 가로 저어 보지만

세월은 모르는새 흘렀고 뭐 그렇다. 그래도 둘도사님이 거기까지 쪼차 나와 주신게 어딘가.

어딜 가든 졸창지간 전화해서 흔쾌히 나와 주기가 어디 쉬운 세상인가. 나 역시도 그렇구.

 

다음날 느즈막히 아침먹고 죽도 시장 들러서 생선 좀 사고 해서는 영천 어드메쯤 오니까 아버님이 전화를 하신다. 고스방이 아프단다. 어지럽다고 하는데 도통 말도 안하고 저렇게 혼자 누웠다며 아버님 목소리에 걱정이 천근만근 매달려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가 운전해 가는 차도 아니고..

황간 고속도로 우에 나는 내렸다. 그냥 인생은 길 우에서 꾸역꾸역 흘러간다. 머물러 있는 듯 하나 문득 눈 내려 깔아보면 길 우에다.

 

집에 가니 잔뜩 걱정에 부애가 난 얼굴로 누워있다. 어디 아프냐고 말해도 대답도 잘 안하고..어머님이 무릎 걸음으로 오셔서 증상을 이야기하시는데 참말로 속이 터진다. 아이, 아픈 놈이 내가 어디 아프고 증상이 어떻다고 해야지 볼멘 얼굴로 눈 찔끈 감고 있으면 어짜자는 것이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바로 대전 병원으로 가자고 해도 됐다`는 소리만 무지를뿐 요동도 않는다. 할 수 없이 하룻밤 자고 났는데 더 어지러운 모양이다. 시동생 차를 불러서 대전 한방 병원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는데도 부축을 하지 않으면 영 못을 세우지도 못한다. 속으로 덜컥했지. 휠체어를 가지고 와서 앉히고는 외래 진료실로 데려가니 선생님이 이런저런 설명을 하며 먼저 엠알아이부터 찍어보고 이야기하잔다. 그러면서 이곳저곳에 침을 놓고는 고스방을 안정시킨다. 뇌혈관질환이면 벌써 어떻게 됐을터인데 그런건 아니니 속으로 조금 안심은 되지만 사람 일을 또 어떻게 알 수가 있나. 12시 외부 영상의학 병원에 촬영 예약을 하고는 입원을 하고 병실에 올라가 환자복을 갈아 입는데 힘이 하나도 없다.

 

사람이 호랭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차려야 산다는데 저렇게 실의에 차서 힘이 빠지면 어쩐단 말인가. 결혼 후에는 요로결석 외에는 크게 아픈 일이 없어서 가슴 덜컥할 일이 없었는데 그 날은 그게 아니였다.

열두시가 조금 넘어서 촬영을 하니 뇌부분에는 혈관까지 아모 이상이 없단다 그럼 왜?

 

마침 고스방 친구가 전화가 와서 모임 일정을 알려주는데 여차저차 지금 어지러워 병원에 와 있다고 하니 혹시 귀쪽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고 묻는다. 그래 그 친구가 전화로 이런저런 증상을 이야기하는데 자기 증상과 많이 닮았는지라..월요일에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 보기로 하였다.

 

대전한방병원은 이런저런 진단 시설이 없어서 이비인후과도 외래 진료를 다를 병원에서 봐야한다. 할 수 없이 10시쯤 우리 식구가 맨날 가는 선병원으로 외래진료를 예약하고는 택시를 타고 선병원으로 이동해서 청력검사를 하니 병명이 메니에르 증후군으로 나왔다. 일테면 귀가 고장이 난 것이다.

 

듣보잡 병명을 듣고 달팽이관인지 림프액인지 염증인지...대략 알것도 같도 헷갈리기도 한 병의 원인과 처방, 그리고 조심할 사항을 인쇄한 종이 한 장을 받아 들도 약처방을 받아 다시 한방병원으로 왔다. 짜드라 입원해 있다고 해서 증세가 호전될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집으로 퇴원하자 하여 약을 받고 한약을 다려서 보내 달라고 하고는 황간 오는 막차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메니에르병이 뭔가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 보시압

 

새로운 시집 살이가 시작되었다. 기존의 음식들은 전부 짜서 못 먹겠다는거다. 반찬도 채식식단을 요구하고 저염식에....어이구.

새로 아들이 하나 생겼다. 오십 둘 먹은 아들.

 

여기를 주물러라 저기를 마사지를 해봐라. 물 가져와라 문 열어라 방 뎁혀라..

그래, 아프니 다 들어주자....그러고 있다 지금까지..

 

아들이 아파서 어머님과 아버님은 완전히 놀래셨다. 난 알지 그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