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안에 앵두는 붉게 익어 바람에 떨어지는데 아모 눈길도 닿지 않아 정화조 뚜껑 위에 미련도 없이 떨어진다. 주워먹을 아이들도 없는 집구석.
살구가 익기 시작했다. 꽃 필 때 약을 한 번 쳤건만 떨어진걸 주워 쪼개보니 벌거지똥이 바글바글하다. 살구맛. 그 아련한 뒷맛.
이제 겨우 한 뙈기 포도밭에 봉지를 다 싸놓았다. 블로그에 들러 볼 여가도 없이 한 번씩 내집을 스쳐지나가듯 보았다. 여전히 발걸음 해 주시는 넷동네 인심들.
아직도 부개동 포도밭은 그냥 그대로 남았는데 저걸 언제 다 해서 또 봉지를 싸나..갑자기 억장이 무너진다.
날이 궂어서 빨래는 빨래대로 구석구석 널려있고, 들깻모는 이제 꺾어 심어야할만큼 키가 컸다.
아직은 더 움직여 밭일을 해야하는데 만사가 노곤하고 힘들어 쉬고 있네
고단한 여름을 관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