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목욕

황금횃대 2010. 11. 21. 20:53

 

 

편안한 시간이 퍼뜩와서 바느질이나 했으면 좋것다.

 

 

 

제사 음식 어지간히 해놓고 나물에 탕국 끓일것만 남겨놓고 딸과 같이 목욕을 간다

상촌장에서 호두나무를 열주 사온 고스방은 당연히 우리가 나무 심는데 따라 갈 줄 알았는데 목욕 보따리들고 나오니 인상이 일그러졌다.

저녁 먹으러 와서 기어이 고함 한 자락 지르다.

온탕 입수, 사우나 입실, 이렇게 번갈아 들렀다 나오니 기운이 쫘악 빠진다. 다행히 내 때는 내 기운 없음을 알아 차리고 술술 밀린다.

목욕가서 때가 잘 밀리지 않으면 그것도 짱난다.

날씨가 이렇게 따뜻해도 되나?

겨울인줄 알고 있던 딸은 새삼 내게 지금 계절이 어디까지 왔는지 묻는다. 늦가을? 초겨울...

집에 와서 나머지 음식을 다하고 제사상을 차린다.

장롱 위에 얹어둔 제사 목기박스나 좀 내려주지, 기껏 밥상에서 괌이나 지르고

 

요즘 나는 그냥 좀 울고 싶다.

뭔지모를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이 모든 것들이 분명 지나가는 것이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