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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황금횃대 2011. 1. 31. 09:09

 

 

 

 

 

 

                    <아무래도 상민이는 날 많이 닮은것 같으다 ㅋㅋ>

 

 

생일이 조용히 지나갔네. 오후에 잠깐 천지간 겨울 바람이 싸납게 불어 집구석 먼지를 다 떠들고 일어나게 한 일 외엔. 먼데 애인은 선물 대신 현금을, 먼데 언니도 선물 대신 현금을, 집에 있는 스방도 케잌대신 현금을 떡하니 내놓는다. 와이래좋노오~~오, 와이래좋노오~~오, 와 이래좋노오오오오오! 동지섣달 꽃 본듯이 현금이 좋옷노~~~오! 이렇게 현금송이 저절로 나오는 생일이다.

 

음식 역시나 별로 만들기에 별로 어렵지 않는 압력밥솥 약밥, 해파리냉채, 잡채에 미역국, 용가리 치킨너겟 간단히 튀겨서 오이피클 소스 곁들이면 되고 그 외에 밑반찬 스무가지,  자, 이만하면 마흔 아홉의 생일상으로는 훌륭하다 못해 소장하고픈 마음까지 생기려는 밥상이다.

 

대구형님이 아이들과 같이 아버님께 미리 새배를 하러 왔다. 딸과 내 생일이 같은 날인줄 미리 아는 형님이 케이크를 사가지고 오셨다 고오매케잌. 참 오랜만에 온 식구가 밥상 우에 축하 케잌을 놓고 촛불을 켰다.

한 고개 넘으면 쉰을 맞이해놓고도 나는 도무지 철 들줄을 모른다.

 

겨울은 아직 가실려면 멀었는것 같은데 시절은 따복따복 설을 지나고 대보름을 지나고 이월이 오고 영동 할마이 치맛바람 지나가면 땅이 녹고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암탉이 삥아리를 품어내고 느릅나무에 새잎 돋고 비님 오시고 개구리 울고 숲들이 짙어가매 벼가 익어가고...가고 오고, 가고 오고.. 그 때까지 숨 쉬고 살아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