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상민이는 붓을 들고 비릉빡에 그린다
달마, 난, 무, 통통한 돼지학, 날아가는 학....
달마 그림을 보더니 밥을 먹으러 들어 온 고스방이 흠칫 놀란다
내일은 제사를 지내고
그 담날 벽지를 뜯어내야지
나중나중 어느 한 날
시집가서 딸 낳고, 아들 낳고 살던 상민이가 우리집에 놀러 와서는
낡은 부엌에 나랑 둘이 앉아서 이 이야기 하겠지
엄마, 그 때 아빠랑 엄마랑 같이 비릉빡에 낙서하던 날.....그제서야 우린 붉은 눈시울을 애써 감추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