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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가

황금횃대 2012. 2. 28. 22:46

 

 

내 인생의 엔돌핀통통 상민이가 4학년 복학을 하면서 살림을 났다

절친 미숙이와 같이 콧구멍만한 원룸에 둘이서 일년 살기로 작정을 하고  사전 작업으로 수많은 언플을 즈그 아부지한테 하고서야

겨우 독립만세를 부를 수가 있었다

학교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이쁘장한 원룸 벽면에는 풀옵션이란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지만,

상민이는 설명절에 선물 들어온 치약과 샴푸부터 시작하여 참치캔에 구운 소금, 후라이팬에 냄비,

거기다 내가 만든 패블릭 냄비받침까지 살뜰히 짐짝 속에 끼워넣어

즈그집으로 가져가 자치 살림을 도모한단다.

 

어제 즈그 아부지가 택시에 실어서 짐을 날라다 주고 우리는 아버님 저녁 때문에 속히 내려오고 상민이는 하룻밤을 자고 오늘

청소하고 짐정리까지 해놓고 왔다. 딸래미 둘이서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고스방은 쌀을 40킬로그램 한 푸대를 싣고 갔다

쌀 떨어지면 서글프다고.

 

고스방은 마루로 나와서 자기가 초한지 드라마 보는 동안 날 보고 어깨 좀 주물러라고 주문서를 연신 넣어대는데도 나는 뭐가 그리

신바람 나는지 상민이가 생수통 잘라 연필꽂이 만든다기에  천을 자르고 꼬매고 리본을 붙여서..만들어주고 있다

에미의 일이란건 차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