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튕기는 맛

황금횃대 2012. 10. 24. 08:42

고서방이 곶감타래를 옥상에 지으면서 곶감 작업할 방도 하나 만들었어요.

"이건 상순이에게 주는 선물이야"하는 멘트도 덧붙여서.

오랜 만에, 실로 시집 와 이십 삼년만에 내 방이 생겼습니다.

옛날 어릴 적에도 나는 내 혼자만의 방이 없었어요. 그러다 스물 다섯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내 방이 한 칸 생겼는데 그 방에서 일년이 채 못 되어 시집을 갔더랬습니다.

 

방을 선물 받고는 마음이 스물 다섯 그 때로 대번에 되돌아 갔습니다. 아이들 방에 있던 앉은뱅이 책상도 옥상방으로 올라가고, 지난 겨울 농가주부모임에서 만든 한지 뒤주도 올라 가고, 선물 받은 백자 항아리 수반도 그 방으로 입주했어요. 내가 만든 쿠션 3종 세트는 말할 것도 없구요.

 

옥상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고스방은 마구 불안합니다. 여펜네가 자기를 혼자 잠들게 할까바 겁이 실실 나서 실무시 옥상방으로 올라와 여편네에게 웃기는 소리도 하며 개기고 있다가, 기어이 늦은 밤 손을 잡아 끌고 아래로 내려가자고 합니다.

이즈음 나는 튕기는 맛으로 삽니다 우헤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