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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사꾼인데...

황금횃대 2013. 1. 13. 21:19

내가 이십 수년전에 촌으로 시집와서 자두 농사, 벼농사만 짓다가 골짝논 일곱다랑이를 갈아 엎어 포도를 심었다.

고스방이 농사를 못 지으니 자연 시동생이 지었고 나는 죽자 노동력만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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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자두가 병충해에 약하고 돈이 안 되니까 고스방은 감나무로 갈아탔다.

밭옆에 붙은 작은 산도 개간을 해서 감나무를 심고 여름이면 풀 깎는다고 죽을 고생을 했다.

올해부터 감이 조금씩 달리기 시작해서 여름에 감타래를 짓고 초겨울에 감을 따다 곶감을 맹근다.

 

자두 농사 지을 땐 자두 팔라 하고, 포도 농사지으니 포도에 포도즙 팔라 하고 고추 농사 많이 지으면 또 날 보고 고추를 팔라한다.

이제 곶감이 다 되니 걸핏하면 곶감 좀 팔아오라고 한다. 낸들 어데가서 곶감을 파나..이고지고 대전 번개장에라도 가야하나. 나는 장사꾼이 아니구 농사꾼인디.....

 

그저 농사만 지으면 파는 건 걱정없는 그런 세상 오믄 좋겠다.

그런저런 시름을 아는지 모르는지 감타래 곶감은 빨가니 이쁘게도 말랐다.

저걸 손질해서 박스작업하자면 또 얼마나 꾸벅꾸벅 졸며 짧은 꿈을 꾸어야하는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