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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황금횃대 2013. 4. 20. 17:30

 

 

상민이는 지 동생에게 갖다줄 부식반찬통이 든 종이 가방을 들고 빗 속으로 걸어갔다.

일주일 동안 집 안에서 강의만 듣다가 오늘 저녁은 대전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단다. 가는 길에 동생 반찬 배달을 자처한 것이다

역시 형제간이 최고다. 이제 집 안에는 TV를 멀거니 쳐다보는 아버님과 어지러운 방을 멀거니 쳐다보는 나, 이렇게 둘만 있다.

 

아침 나절 시작한 비는 한참 뒤엔 폭설로 변했고 오후에 들어서자 눈발은 성기게 변했다가 약한 비로 다시 돌아섰다.

사월에 내리는 눈,

뉴스마다 몇 십년만에 사월에 눈이 오는 풍경을 보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세워르이 축적이야 한 해도 거르는 바가 없으니 그것만은 우릴 배반하지 않을 작정이다.

어스름이 내리는 저녁이 다가온다. 이런 날은 텅빈 뱃 속에 소주 몇 잔 기울여주는게 날ㅆ에 대한 예의인데, 내 주제는 예의에 몰입할 여력도 없다. 한 마디로 주옥같은 인생이다. 젠장.

 

나도 예정대로라면 대구 시와시와 카페에서 계간지 창간 기념회에 갈 예정이였으나 상민이가 대전 가는 바람에 저녁을 챙겨 줄 사람이 없어 내가 남았다.

딱히 그거 아니라도 나는 너무 외출이 잦다는 오해를 살 여행이 자주 있기도 했거니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