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침이 늦어진다.
고스방이 식전에 손님 전화 받고 나가서 금방 들어오지 않아 대기 중이다.
마음 내키면 아침상도 정성껏 차려 주고 어떤 때는 초간단 밥상으로 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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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서방도 부드러워져서 그걸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 아무렴 그게 저 살길이지, 매번 왁왁대면 그 누가 좋다고 할까.
늦은 아침을 먹는 그는 밥이 맛있어 죽겠다는 눈치다.
서울 사는 아는 언니가 조각보 재료와 각종 보자기 사진이 있는 엽서 묶음을 보내왔다.
나는 그 엽서에 몇 자 써도 되는데 무릎 꿇고 앉아 그걸 보고 그린다.
아침에 색연필 잡고 그림 그리다 보면 생은 갑자기 풍성해지고, 말랑말랑해지고, 심지어 맛있어지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