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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럭무럭

황금횃대 2014. 5. 26. 21:41

 

 

겨울 지나고

봄기운 느껴지고

염소 울타리에서 파리 날아 오르고

대문 앞 작약 피었다 꽃잎 떨구는 사이

 

붉은 혓바닥같은 순을 내밀던 포도나무 가지가 이렇게 컸다

무ᆞ럭ᆞ무ᆞ럭!

 

눈만 뜨면 밥 한술 선 자리에서 퍼먹고

속순과 적심을 하러간다

 

내 손톱 밑은 나무물이 배여 오디색이고

자려고 허리 펴고 누우면

내 입에선 비명 삼중주가 저절로 터져나온다

 

"아고고고오오~~"

 

그래도 하루가 다르게 포도송이가 자리 잡는게 이뻐 보이니

이젠 무늬만 농사꾼에서 좀 벗어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