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년 전, 친정집 마당 석류나무에서 새끼 움이 돋아 엄마가 조심스레 떼서 딸내집 삽작걸에 심어 주셨다.
다른 꽃 다 피고지는데 아무 기별이 없어 올해도 꽃 보기는 틀렸구나...하고 고개를 저었는데 들깨밭에 풀매고 와 삽짝을 체다보니 석류꽃이 피었다. 딱 한 가지 끝에 세개의 꽃이 이마를 맞대고 피었다.
예전에도 말했 듯 돌아가신 시엄니께서 그 시엄니랑같이 아랫마산리 누구네 집에서 한 가지 얻어다 옮겨심은 석류나무가 뒤안에 한 그루 있긴하나 그건 토종 석류라 셔서 그냥 먹으려면 오줌이 잘금잘금 나오게 시다. 그런데 친정 석류는 알도 굵고 맛도 달아서 얼마든지 뽀개서 먹을만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엄마처럼 핀 꽃
하도 이쁘고 기특해서 기록해 둔다
나중에 내딸이 크게 자란 석류나무를 보면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또 딸에게로 이어지는 나무의 전설을 얻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