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월급 받으면서도
관제엽서 스무장씩 쟁여 놓던 시절
우표도 옵션으로 구비해 놓고.
참말로 꽃잎 한 장에도 온갖 사연들이
있었었었던 시절. 그걸 호시절이라 하는데
늘 그렇듯 (인생사는기 말이야) 그 땐
그게 좋은 줄도 모르다가.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는 징검 다리를
게우게우 한 칸씩 건너 뛰어 이만큼
멀리 오긴 왔는데, 그렇다고 지금 사는 것도
썩 나쁘진 않어요. 배 깔고 누워 엽서
한 장 쓸 여유는 있응께.
들깻대 자빨뜨려 놓고, 오며가며 호박 넝쿨
물색없이 들었다놨다하며 끝물 애호박을
발굴 하는 영락없는 가을, 지금 이 때,
딱 이 때. 이제 타작 마당이나 곱게 쓸어야재
2014년 10월6일 횃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