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동경
고서방은 굵고 짧은 똥을 늘 동경 했다.
그는 화장실에서 나올 때 마다 자신의 똥에 대한 촌평을 잊지 않고 내 귓바퀴에 쓸어 담아 주었다
"요즘 들어 똥가래가 가늘고 약한 것이 영 힘이 없어...."
그는 더 할말도 없을 것 같은 문장의 꼬리를 약하게 말함으로써 자신의 똥가래가 힘이 없다는 것에 대한 음성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이런 징징거림을 그냥 똥가래 가늘어서 걱정이라는 단순 의미로 해석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이는 바로 자신의 몸이 지금 처자슥 먹여 살리느라 몹시 쇠잔하여 보약 한 재 먹여줘야 한다는 간접 시위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여편네 상순이는 이 모든 것을 알고도 모린 척 하며 한 마디 내지른다.
"똥가래 굵어 지는데는 씨락국이 최곤기라!!!"
뱉어낸 말을 주워 담는 재주는 내게 없는지라 이 늦은 밤,
양은 냄비에 쌀뜨물 받아 씨락국 끓이고 있네
또 하루 살어낸 밤이 깊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