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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황금횃대 2015. 3. 24. 22:46

 

갱년기라는게 이런건가

봄꽃이 피어도 그냥 그려.

매화가지 꺾어다 방안 항아리에 꽂아 두고

하마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팡, 터져줄까 노심초사 기다릴때만 두근두근 하였지, 푸른 청매 줄기에 흰꽃이 배시시 웃어도 그닥 마음에 꽃등이 켜지지 않네

봄이 익으면 농사일 걱정되서 그런가 꽃샘 추위라고 하루 이틀 냉기 돌면 그게 외려 꽃소식보다 반가워. 사람살이가 둘러 보아 팍팍함이 더 와닿아 그런거겠지. 함빡 피어 꽃천지라는 남녘 소식이 생경하고 부질없어 뵈여.

그래도 어쩌것는가 가슴을 누르는 현장은 현장이고 나는 시든 꽃가지를 치우며 농사 준비를 하네.

바람 오지게 부는 들판에서 거름 구르마 끌고 다니다가 무풍지대 방 안에 들어서면 이렇게 하루 보내고 다시 왔구나 하는 안도의 숨소리.

 

이봄이 찬찬히, 고요히, 속으로는 뜨거운 맘을 품은채 잘 넘어 가야 할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