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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는 음식

황금횃대 2015. 7. 8. 09:25

 

 

작년에는 이 맛있는 머윗대 볶음을 못 해먹고 지나갔다.

밭둑가에 난 머윗대를 올해는 바빠도 낫으로 베어 와 푹 삶아 하나하나 껍질을 까서 쪼개 놓았다.

어제 저녁에 볶아 놓고 오늘 새벽에 포도순 적심 다하고 아침에 한 접시 덜어 경건하게 먹는다.

장만하고 만드는 과정이 공장에서 맹글어 나오는 봉다리 어묵 볶음하고는 남다른거라 나는 이

머위대 볶음을 먹으며 감격 한다. 올 여름 초입은 이 음식으로 내 몸과 영혼을 위로 한다.

 

어제 구미 스타케미컬 해복투 현장에는 차광호씨가 굴뚝 위에 올라간지 일년이 되는 날이다. 농사꾼도 사무실에 일 하는 사람도, 공장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우리 모두는 노동자다. 일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인게다. 어제같은 날씨에 고공 굴뚝 위에서 일년을 버틴 사람의 멘탈은 강철보다 더 강할 것이다. 나는 그저 어제 같은 날은 농사일도 잠시 놓고 슬그머니 그 현장에 다녀 오고 싶었다. 포도순 그늘 아래 일하며 조큼 힘들면 얼음물 마셔가며 일하면서도 입만 벙긋하면 힘들다 소릴 내 뱉는 내가 얼마나 호사스런 노동자인가 하는걸 거기 갔다 오면 실감 할것 같았다. 그러나 간절한 마음뿐. 거기는 못가고 영동군 주민자치 프로그램 발표회에만 잠깐 다녀 왔다.

 

저 투쟁이 얼른 끝나서 이 싱그러운 오월, 땅 우에 발 딛이며 다문 백미터라도 선선히 걸어 가며 나뭇잎이 자글랑자글랑 속삭이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한 마음을 더 해본다

 

머위 볶음 한접시 더 먹고 또 밭에 가야지, 해는 떴고 나는 살아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