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계절이다.
뒷고샅 형님들은 벌써 고비를 한다라이씩 꺾어 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런 소문은 전염병처럼 무섭다.
집구석에 엉덩이 붙여 놓지 못하게 하는 무서운 병이다. 자꾸 산으로 쑤석거리며 돌아 다니고 싶은 병인게다
고스방 점심 차려주고 설거지거리도 담궈 놓고 냅다 베낭 메고 나선다. 이렇게 고사리 바람이 온몸을 감싸 돌면 애인이 온다해도 반갑잖다.
벌써 패버린 고사리도 있지만 아직 아무도 손대지 않은 고사리밭에 반 미친년처럼 산을 오르내리며 고사리 꺾는 손을 보라, 돌개바람이 인다.
한움큼씩 꺾어 앞치마에 차곡차곡 모았다가 잠시 숨돌리며 베낭으로 옮겨 담을 때의 희열과 뿌듯함!
이런 기쁨은 촌구석 사는 재미 중에 백미다.
저녁에 씻으려고 바지 벗으니 정강이가 온통 망개가시에 긁힌 자국으로 상처가 곳곳이다
솥단지 걸어 놓고 불때서 삶아 두어 채반 널어 놓으면 배 한척 수주 한만큼의 뿌듯함이 넘실거린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