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방이 말썽 부리는 영업용 택시를 새로 바꾸고는 차고사를 지내야하는디...소릴 입에 달고 댕겼다.
어머님 살아 계셨다면 저 소리 나오기 전에 바로 날받아 고사를 지냈을텐데 여편네한테 부탁 하자니 그것도 눈치 보이는 일이다. 그러다 안 되겠는지 경비를 주며 오늘 밤에 하자고 날을 받았다.
엿날에는 달달이 차 세 대의 차고사를 지냈다.
밤 12시에 차고 앞에 고사상을 차려서 어머님이 직접 소지를 올렸다.
떡도 시루째 놓아야하기에 옹기 시루에 붉은팥을 대충 찧어 고물을 켜켜로 놓아 떡을 쪘다.
떡이 다 되면 시루째 떼다가 그 위에 통명태와 실을 얹어 막걸리로 잔을 치며 절을 한다.
"이 소지는 다른 소지가 아니올시다. 고씨 대주의 소지 올소다. 차를 몰고 동서 남북으로 돌아 댕겨도 그저 천지신명님의 은덕으로 아모 탈도없고 금전을 우루구로수루구로 벌게 해 주십시요. 저는 아우 것도 모르고 그저 신명님께 다 맡길테니 군자방신 고씨 대주를 잘 보살펴 주옵소서"
밝힌 촛불로 소지 종이에 불을 당기면 얇디 앏은 소지 종이는 별이 반짝이는 깜깜한 밤하늘로 올라갔었다
쌀을 빻아와 적두를 포슬포슬 삶아 이것도 방망이로 대강 쿵쿵 찧어 고물을 만들어 떡을 앉힌다.
하도 오랜만에 하니 서툴다.
밀가루 반죽을 해서 시루와 솥 사이에 김이 새 나가지 않게 번을 붙인다.
젓가락 찔러봐서 마른 가루가 묻어 나오지 않으면 뜸을 조금 더 들여서 불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