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 시작되었고
이맘때쯤이면 포도알은 콩알만큼 큰다
제주도에서 농사 짓느라 애쓴다며 흑돼지를 보내 왔고
나는 통화를 하며 왈칵 눈물이 솟았다
경기도 사는 분도 자몽을 한 박스 보내 왔다
이런 인드라망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새벽에 포도밭 소독하고 집에오니 여덟시
홈빡 젖은 느낌은 날리는 농약을 뒤집어써서 그런건 아닐테고...
터덜터덜 농로를 장화 떨거럭더리며 걸어 오는 길
알뜰한 논 주인의 논둑에는 벌써 흰콩 싹이 올라 왔고,
밥 한술 신김치 걸쳐서 먹는데 기분이 묘하다.
유산균 듬뿍 반찬! 이라고 감탄하기엔 좀 거석한 차림 ㅎㅎ
만사를 손에서 놓고 싶은 아침인데 그래도 좀 쉬었다가 반찬 몇가지 만들어야지..
유월은 이렇게 시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