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랫만에 독감에서 탈출했다
주사 맞고 오면 약을 하루나 이틀 먹으면 대개의 감기는 땡인데, 이번 감기는 독감이라 타미플루 처방 받아 닷새를 꼬박 먹어야 한다.
병조도 안양 즈그 누나 집으로 가서 신월동 헬쓰센타에 가서 척추 교정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운동도 같이 할 수 있다니, 그 동안 운동을 못해서 우울해 하던 병조가 조금 기분이 달라져서 건강하게 되길 바라는 중이다.
이것 저것 겹쳐서 마음이 편치 않았나보다 사소해 보이지만 병이 몸을 친다. 애면글면 하던 것들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니였다. 훌 털고 원래의 내 생활로 돌아가자. 적당히 사악하고 적당히 눈치보고 적당히 땡땡이 치던 그 좋았던 시절로 말이다.
아이들에게 보내줄 반찬 몇가지 만든다고 냉장고 뚜껑을 열고 거기다 머리를 쑤셔 박고는 재료파기에 들어갔다. 엄마 반찬이래야 뭐 별거 있는가. 즈그 들도 재료 사서 뚝딱거리면 다 만들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래도 엄마가 택배 박스에 싸서 보내는 반찬은 또 다른 감흥이 있겠지
오늘 부치면 내일 받아 볼 수가 있으리라.
한 동안 의기소침 하였다.
날씨가 추워서 몸이 굳은 탓도 있고, 뭘 한다는게 자꾸 귀찮아지고 의미 부여가 안 된 탓도 있다.
양지 쪽에선 아웅이와 쫄리가 앉아 서로 부비며 장난을 치고 있고, 오늘 아침 마당을 하얗게 덮은 눈도 한나절 지나니 다 녹았다.
이제 단단해진 것들을 보드랍게 풀며 조용히 움츠린 숨을 바깥으로 조금씩 뿜어 내는 계절이 오는 것이재...
그렇게 예쁘게 번져나가는 기운을 나도 슬슬 받아 들여 기지개를 켜야겠다. 아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