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랑가 산책 나갔다가 박주가리 빈집을 봤어요
아직 씨앗을 다 떠나보내지 못한 박주가리집은 맘이 바쁩니다
더욱 가슴을 열어 깃털 달린 씨앗을 바람 앞으로 밀어 내놓더군요
빈집 하나를 따와서 주머니에 넣고 옵니다.
가만 자슥들 생각이 잠깐 났습니다.
즈그들은 족발을 시켜 먹고, 못다 먹은 족발의 살을 발라 족발 야채볶음을 해 먹었다고 연신 사진들을 보내옵니다.
나도 질 수없어 떡국을 끓여 먹었노라며 먹다가 쇠고기 꾸미를 한숟갈 더 퍼얹어 사진을 찍어 보냈어요.
보내고 난뒤 에혀 소고기 한숟갈 더 얹는게 무슨 의미가 있다꼬..하면서 못난 자신을 나무랐습니디 ㅋㅋ
서로 잘 묵고 잘 살고 있으니 됐습니다.
박주가리 빈집을 주머니에서 꺼내보니 우째 내꼬라지같아 자꾸 연민이 생깁니다
그래서 아침 먹고 포도밭에 거름하러 가야하는데 뭔 숙제하듯 그려봤습니다
편지를 써 보낼까요?
봄물 오르는 시절, 재미있게 지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