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대를 이어 운수업을 합니다. 그러니까 아버님, 시아즈버님,고서방,시동생이 모두 개인택시 영업을 했지요
시아버님, 시아즈버님은 이제 돌아 가시고, 고서방과 시동생이 업에 종사를 합니다
개인택시를 하려면 집에 차고가 있어야 해요
전통시절 이십년 무사고 운전자에게 개인택시 면허와 포니 초록색 택시를 한 대씩 주었습니다.
울시아버님은 정말 잘 생기셨습니다. 키도 크시고 덩치도 있으시고.
일제 강점기때 19살 나이로 운전면허를 땄습니다.면허시험 보러 영동군에서 세 사람이 갔는데 아흔 셋에 돌아 가시기 전까지 그 세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열아홉에 면허 따서 여든다섯까지 운전대를 잡고 일을 하셨습니다. 몸이 몹시 아프지 않으신 이상 일을 나가셨어요. 정말 성실 근면 검소 그 자체였습니다
뭐 울아버님 얘기 하려고 하는건 아니고요, 그 차고가 바로 저 창고입니다. 차는 마당에 세워 놓으니 차고는 자꾸 창고가 됩니다. 박스,스티로폼, 오토바이, 비닐뭉테기...온갖 잡동사니가 쌓이고 또 쌓입니다.
날 잡아 치워야지 하면서도 365일 중에 그 날, 하루가 안 잡히는 겁니다 ㅎ
지난 삼월에는 함박눈이 펑펑내려 그때 풍경을 그려 보았는데, 그제는 가을의 모습도 그려 봤습니다.
이백년은 족히 넘었을 저 돌감나무가 올해는 감을 오래 품고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골목에 감 떨어진다고 베어 버리라고 하지만, 늦가을이면 온갖 새들이 달달한 돌감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옵니다.
동네 사람들아 미안하지만 좀 참아 주세요 ㅎ
저 집을 개수공사를 해야하나 아니면 헐고 꽃밭을 만들꺼나...하루에도 몇번을 궁리를 해보지만 답은 없습니다
구신떡당새기같은 창고도 저 자리에 풍경으로 있으니 봐 줄만 합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