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짝도 않고 하루 종일 좁은 집구석에서 서성인다
포목전은 아버님 쓰시던 방에 차려놓고, 재단을 하고
그걸 들고 나와 마루에서 봉틀이를 돌리고 손바느질을 하며 물고기 눙깔을 그린다.
고서방이 점심 먹으러 들어 왔기에 주황물고기 주머니의 용도를 알려준다
."고서방, 이게 뭔지 알아요? 알아 맞히면 내가 오만원 디릴게요"
"엉, 그거 어제 상순이가 뭐 만든다고 했는데 뭐랬더라.."
ㅡ헉, 나는 기억도 안나는데 계획을 발설했단말여?ㅡ
마음이 급해졌다.
오만원 따먹을라고 고서방이 막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인상을 쓴다
아이고 안되긋다. 잘못하면 오만원 따이겠네
"5초 안에 말해야 오만원이우, 하나, 둘,셋,넷,다섯! 땡!"
5초를 벼락같이 카운터한다
고서방은 기억을 못한다.
천천히 설명을 한다
"이건 말이우 당신이 아침마다 허물 벗듯이 벗어 의자에 걸쳐놓기만하는 잠옷 주머니예요. 그러니 낼 아침부터는 잠옷을 벗어 여기다 넣고 운동자전거 손잡이에 걸어 놓으면 되요"하고 나는 존말로 교육을 한다
저녁에 잠옷을 입기 위에 붕어입을 연 고서방
"이거봐 이거, 붕어가 얼마나 씹어조졌는지 다 꾸게졌잖아"
피곤한지 옷 갈아 입고 바로 잔다. 요대기 밖으로 팔 하나가 나간지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