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즈털이범
새벽에 겨우 몸을 일으켜 포도밭으로 갔지
어째 해가 더할수록 일어나는 일이 힘들어
이러다 나중에 포크레인이 와서 일바시야 하는거 아닌가 몰것어
포크레인이 와도 못 일바시는 날은 땅 파고 묻어 버리는거지ㅎㅎ
그렇게 생각하면 천금같다는 몸도 아무것도 아녀. 가볍게 떠날 준비만 해놓으면 되는거지.
말은 요렇게 한다만서두 나는 뭔 욕심에 동창이 훤하면 밭으로 와서 포도나무가 밤새도록 제 몸에 한땀 한땀 달아 놓은 비즈를 털러 다니나. 육손 따기를 하면 예민하게 달아 놓은 비즈들이 조로록 내 장갑으로 빨려 들어 온다.
나는야 부인 할 수없는 비즈 털이범
포도야 니들도 알잖여, 니가 그렇게 밤새 애쓰며 장식한 그거이 해만 나면 사라지는 신데렐라 호박마차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