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추를 다져서 고추가루, 마늘,간장, 잘게 부슨 멸치를 넣고 들기름으로 볶다가 물을 조금넣어 잘박하게 익히면 고추다짐 볶음 반찬이 되는데 이거이 또 초여름 밥도둑이다
고서방은 그 좋아하는 김밥을 내리 두끼를 먹고 나가려다가 내가 불 앞에서 이걸 볶아 놓은걸 보고 기어이 밥 두 숟갈을 떠서 이걸 얹어 먹는다
서서 먹는 고서방 바지 뒷주머니가 네모모양으로 도독하기에 내가 엉덩이 부분을 치면서 이것도 돈, 또 옆에 뒷주머니를 톡톡 치면서 이것도 돈이네..하며 말했더니,
여편네가 그저 돈, 돈 밖에 모른다며, 음식 앞에 두고 돈 이야기하는 아주 속 보이는 여자란다. 그러면서 거 왜 속 보이는 물고기 있짜나 뭐지? 하기에 어휘력 풍부한 내가 냉큼 대답한다 빙어같은 여자?
"여자는 무으슨! 여편네지! 빙어 같은 여편네."
고서방은 여편네에 방점을 찍으며 흐믓한 표정으로 나갔지만, 속이 시커먼 나같은 여편네에게 빙어같이 깨끗한 이미지를 단지 속 보인다는 그거 하나만 생각하고 빙어같은 여편네라고 불러 주다니 이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그래 오늘부터 나는 빙어같은 여편네다. 땡큐여 고서방ㅎㅎ
속 보이는 빙어가 이런 의미로 쓰이는지 오늘 아침 이 대화 이전엔 정말 몰랐네,
주현미 버전으로다
"정마알 모올 라아아아안네에~~~~에헤라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