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간이 의자를 갖다놓고 조금 일하다 누워서 쉬고 또 조금 일하다 누워서 쉰다
이미 망가진 허리는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농사일 또한 버려 둘 수가 없는 노릇
농한기에 이 모든걸 예상치 못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닥치니 힘이 든다. 어금니를 깨물어가며 버텨야 할판국에 어금니 조차도 치과대공사로 빼버려서 먹는 것도 부실하다. 먹거리가 부실한게 아니고 제대로 씹을 수가 없으니 힘이 더 든다. 밥상 앞에 앉으면 걱정과 짜증이 쌍으로 온다.
유월을 잘 견뎌야지, 피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래도 간이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파란 하늘을 처다보며 불어 오는 바람을 느껴보면 이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