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잎이 포릇포릇 잎 수를 늘려가는 사이, 뒤안에는 골담초 꽃이 피었습니다.
노란꽃이 꽃등을 켰습니다.
아버님은 며칠 전부터 골담초꽃이 달큰하니 맛있다면서 옛날 옛날 옛적에 저 꽃으로 떡 쪄먹었던 일을 기억하십니다.
오늘은 기어이 뒷담축으로 올라가 가시에 찔려가며 꽃을 따셨세요
작은 대바구니에 한 바구니가 되도록 땄는데, 어머님은 또 그걸 앉은 자리에서 다 다듬으시네요
옛기억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맛일까요?
꽃 따러 가기 전에 어머님은 쌀을 뜨거운 물에 두 오큼 담궈서 미리 불려 놓으시고
꽃 다듬어 놓고는 믹서기로 간단하게 쌀을 빻아 체에 내리십니다.
아버님 드시고 싶다는건 무엇이든 구해 주시는 어머님
한 겨울에 잉어가 드시고 싶다하시면 얼음깨고 얼음 바닥에 앉아 계실겁니다.
먹는 것에 지극한 극성이 어떨 땐 몹시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요.
쌀가루 체쳐 내리고 당원에 소금 간도 약간해서 쪄내면 요렇게 떡이 됩니다.
옛날에는 골담초 꽃만 먹은게 아니고 느릅나무 이파리도 쪄서 먹었답니다.
얼마 있지 않으면 느릅니무에서도 잎이 나올 것인데...
참...귀한 떡입니다.
눈으로나마 드십시요
'즐겁게 먹는 막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오는 날 만들어 보는 (0) | 2008.06.21 |
---|---|
술 고픈 날 (0) | 2008.05.01 |
낮 (0) | 2008.04.17 |
골뱅이 소면 (0) | 2008.02.23 |
저녁. (0) | 2008.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