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니 말 만한 것 둘이가 종일 방 안에 뒹굴거린다.
그러다 때 되면 뭘 만들어달라고 채근을 하는데 안그래도 매번 끼니걱정에 머리털이 다 쇠는데
이녀르꺼 간식까지 생각을 하려니 죽을 지경이다.
그제 저녁엔 닭볶음탕을 하고, 담날 아침에는 느즈막히 일어나 자장면이 먹고 싶다고 중국집에 시켜달라고 사람을 어찌나 볶아 쌌던지 승질 같아선 고만 주먹으로 대가리를 쥐어 박고 싶었다.
오늘은 기어이 어제 못 먹은 자장면을 먹어야겠다고 하기에 내가 짜장소스를 만들어 줄테니 밥을 비벼 먹으라고했다.
짜장소스를 만들려니 감자가 없다. 때아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속을 걸어가 감자를 사러간다.
상민이더러 같이 농협마트에 가자 했더니 저 먹고 싶은 것을 사주면 같이 가겠단다. 할 수 없이 샌드위치를 사주겠노라 약속을 하고 둘이서 얼어붙은 길을 걸어 마트까지 걸어갔다.
이것저것 주워서 카트에 담고 빵집에 가니 샌드위치가 없다. 할 수 없이 재료를 사와서 만들어 먹겠단다.
치즈를 사고 양상치에 식빵, 단술이 먹고 싶대서 또 엿질금을 사고 설탕 3킬로짜리 한 봉지에 샌드위치는 우유와 먹어야 격이 맞대나 어쩐대나, 우유 1리터짜리 하나 또 넣고....한 손에 우산들고 한 손에 장 본 걸 들고는 살금살금 걸어오니 그노무 봉다리가 어찌나 무거운지. 설탕봉지를 머리에 이고 오다가 땅바닥에 떨어뜨려 꾸정물 디비기를 하고 ㅎㅎ
점심은 콩나물밥을 해서 간단하게 해 먹었다. 넓다란 냉면기 여섯개를 씻으며 점심 설거지가 참 간단하다고 생각하다. 늘 이렇게 일품식단만 할 수 있다면 ㅋㅋㅋ
상민이가 밍기적 거리다 드뎌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부엌으로 출동을 한다. 감자를 삶고, 계란을 삶고, 당근을 다지고 양상치를 씻어서 찢고 이러구저러구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우유하고 담아온다.
오잉! 맛있어.
상민아. 잘하네. 담부터 쭈욱 니가 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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