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비밀

황금횃대 2011. 3. 3. 21:09

지난달 28일에 아들놈은 공군이란 색다른 세상으로 건너갔어요

아바이와 에미는 아들놈을 교육사 마당에 밀어 넣으려고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겠지요

오며가며 휴게소에서 덜말린 오징어구이도 사먹고, 캬라멜 묻힌 팝콘도 사먹고, 아침햇살이란 뿌우연 음료수도 사고

교육사령부가 진주에 있는데 함양 휴게소 가니까 아덜같이 머리 빡빡 밀고 모자쓴 애숭이들이 몇 몇 들어오더라구요 다들

즈그 엄마하고, 혹은 즈그 식구들하고 같이.

 

이제 몇 시간 후면 군대들어가 세상과 잠시 단절 되는 아들놈은 입맛이 벨로 없는가 오징어도 잘 안먹고 불량식품같은

핫바만 1/2정도 먹고는 꼬챙이를 나에게 넘겨줘요. 매콤한 고추맛핫바라 나는 그걸 오질나게 맛잇게 먹습니다.

 

그렇게 아들을 보내며 눈물 한 방울 비치지 않고 신나게 갔다온 나는 저녁에 오카리나 배우는 수업이 있어 거기도 갔어요

요즘 연습하는 곡목이 sg워너비의 라라라 입니다. 신나게 랄라라 불고 왔세요.

 

그나저나 즈그 아부지 병조 에비는 걱정이 늘어졌습니다.

아침에 눈뜨면 이제 이녀석도 일어 났겠네...세면장에서 세수 하겠지? 바람이 불어 날이 추운데 벌벌 떨지나 않는지..

부부가 할 걱정을 혼자서 다 하니 나는 걱정할게 없습니다. 똑같은 걱정을 말라꼬 둘이서 한답니까. 이 어려운 시절에.ㅉㅉ..

 

어제밤에는 일마치고 들어오기에 내가 슬쩍 아들놈 군대 카페에 가보고 아크로벳을 열어 그 날 식단을 확인했는데 마침

불고기 버거,  새우버거가 저녁 밥이래요. 그래서 고스방한테

"나 오늘 병조가 저녁에 뭐 먹은지 알아요. 불고기 버거 먹었세요"했더니 고스방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너무나 놀란 모습을 하며

"그걸 어떻게 알아냈냐고 "물어봐요. 그래서 내가 "서로 텔레파시가 통해서 알 수 있지.."하고 눙쳤습니다.

에이,그러지 말고 어떻게 알았어? 하고 재차 묻기에 평상시 친하게 지내면 다 알 수 있다고, 아침밥은 북어콩나물국에 맛김과 깍두기를

먹었을껄? 했더니 고스방은 더욱 궁금해 미칠지경이라..그렇지만 친하게 지내야만 텔레파시가 통한다는 말에 수그리 하더만요

 

한참을 티비를 보고 12시가 다 되어 자러 들어 온 고스방.

날 보고 은밀히 묻습니다. 누가 들으면 아들에게 누가 될까바 소리도 죽여서 살살 물어요

"병조가 전화했더나...?"

 

 

ㅎㅎㅎㅎ

 

 

나는 그 정보를 어디서 얻어냈는지 당분간 비밀로 할 예정입니다 ㅋ

참 사악한 여편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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