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 동맹 여편네

너무 쓸쓸한 황간의 거리

황금횃대 2004. 4. 11. 18:15

도시에는 지금 계절이 어디쯤 와 있을까?
고속도로 변두리에 살아도 알 수가 없다.
여기에서 느끼는 계절은 며칠전에 내린 눈이 산 속에 조금씩 숨어 있다던지, 아니면 낡은 문방구의 김서린 유리 사이로 보이는 크리스마스츄리 장식 반짝이 줄이 고작.
아무도 캐럴을 틀지 않고, 또한 스피커를 길 밖으로 내어 놓은 집도 없다.
냇물에는 차고 깊은 물이 흐르고 누군가 버려놓은 빨간 플라스틱 다라이에는 물이끼만 포르르족족하다.

낡은 다리를 거널라치면 넓은 하천에 맘대로 널려있던 바람이 사람을 향해 사정없이 돌진하고 그나마 다리 난간을 잡지 않으면 날려 갈것 같다. 다----마음이 허해서 그럴 것이다.
21세기가 엎어지면 코닿을데 있다고 하지만 참말로 시골에서 이천년을 맞이하는 아줌마는 특별한 희망도, 비젼도 없다. 그져 텅빈 겨울 들판이다.
그러나 며칠전에 장만한 인터냇피시에 이렇게 마음을 털어 놓고 있으니, 그야말로 사람보다 기계가 위안인가 싶어 바람부는 황간(충북 영동에 있음)거리 만큼 마음이 쓸쓸해지는 것이다.

 


1999/12/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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