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뒤에 여기 갈거예요
어디냐하면 부안이래요
부안을 한번도 안 가봤세요
군산총각이 부안츠자한테 장가 든다네요
잔치참석은 물론이거니와
이 총각이 잡아둔 숙소에서 하루 머물기까지 할거예요
해넘이 빌리지래네요
여기 창 가에 하염없이 앉았으면 붉은 태양이 지구의 서편으로 떨어지는걸 보여준다네요
오늘은 여기 갈 때 입을라고 옷 사러도 갔어요
고스방이 시장가는 나를 흘깃보고는
"어이, 여편네 쫘악 빼입고 어딜갈라꼬?"하고 물어요
"나도 놀러 좀 가 볼라꼬"
"여편네가 봄빠람 났나.."
아닌게 아니라 봄바람 났습니다.
서울 사시는 00아빠가 구미 출장 다녀오면서 기별하겠다고, 잠시 횃대님 나와바리에 왔으니 연락을 한답니다.
내 나와바리를 밟고 가는 사람을 그냥 보내면 거시기 하재요.
마침 옷도 사야하고 장도 봐야한다고 김천간다고 하고는 고속도로 타고 오다가 김천에서 내리라 했재요. 언젠가도 말한 적 있지요. 무단히 들른 서울 남자. 월류봉 뒷 오솔길을 아모 감정없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던 사람. 그 때 같이 본 산국이 아직도 머리 속에는 선명합니다.
오랜만에 봤지요. 유리창이 넓은 찻집에 가서 따끈한 커피를 마시고 마트에 가서 장 볼동안 그는 기다려줍니다. 그리고 시내가서 내가 윗도리 하나 사 올 동안 역전 주차장에서 또 기다려줍디다. 어찌 고맙던지.
집 까지 태워주면서 프리지아 꽃다발을 줍니다. 참말로 꽃 사본지도 오래되었거늘 하물며 남자에게서 꽃다발 받아 본 적이 언제였던가요. 고스방이 결혼기념일에 줬지 않냐구요? 에이..설마 고스방을 남자라고 하는건 아니겠죠? ㅋㅋㅋ
바리바리 채소 산 보따리하고 꽃다발을 끌어안고 집으로 와서는 저녁을 합니다.
몰핀 향기를 가득 머금은 꽃다발을 건네준 그대
"고맙습니다"
해넘이 집에서 하룻밤 잔다는 건 거짓말이고 날밤을 새며 놀겠지요. 거긴 아주 마음과 마음이 찰떡궁합인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거니까요
새벽바다에 가볼거예요.
쌩계란 하나 톡, 깨어먹고는 목청을 가다듬고 괌도 지를거예요
뭐라고 괌지를지 상상이나 하시겠어요?
이렇게 맨날 블로그와서 주끼댄다고는 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미처 못 다 내지른 고함이 기포처럼 바글바글하답니다. 아니아니아니 기포도 기포지만, 왜 달구새끼 한 마리 잡으면 미처 계란이 되지 못한 작은 난황이 뱃속에 조롱조롱 달렸잖여 그것처럼 내 속에도 불포화고함이 달렸세요.
4월 15일, 부안 격포에서 격렬한 발광을 할거라요. 잠시 그대들이 멈춰 선 땅이 흔들~ 하더라도 놀라시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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