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진
꼼지락거리는 고스방
비몽사몽
꼼지락거리면 그냥이나 꼼지락거리냐
자는 사람을 얼마나 쑤썩거리던지
그런데 그 어떤 한 순간 대형자동차 펑크 날 때의 소리처럼 땅이 흔들렸다
아니아니 방바닥이 흔들렸다 순간
지진이닷!
등쌀에 돌아 누워 계속 비몽사몽이던 내가 정신 차려 눈을 똥그랗게 뜨니
고스방이 얼른 나를 자기쪽으로 돌아눕혀 배를 딱 붙이고는 하는 말.
이럴 때일수록 딱 붙어 있어야하는거야
방바닥이 둘로 쪼개지더라도 우리 둘 사이를 통과하지 못하게
지진으로 서로 떨어지면 영 떨어지는겨.
2.화이트데이
어제 거침없이 하이킥을 보는데 마지막에 이순재씨가 마누라에게 오십년 동안 못 사준 사탕을 준다면서
욕조 가득 사탕을 담아 놓고 깜짝쇼를 하는데, 한 술 더떠 나문희씨는 거기 사탕 속에 들어가 사탕을 끼얹으며 목욕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행복해하는데...
마침 저녁 먹으러 들어 온 고스방
마악 밥 한 숟갈 미어지게 떠 넣고 고개를 드는데 내가 그랬지
"나도 한 삼십년 뒤에는 저렇게 욕조 가득 사탕을 받을 수 있을래나 이제 이십년 살았으니 앞으로 삼십년만 더 같이 살면 오십년 되잖여. 그렇게 해 줄 수 있겠어요?"
얘기하는 동안 부지리 밥을 씹어 삼키며 고스방 대답한다.
"꿈 깨!"
새벽에 마누래 입수구리를 다 물어 뜯으며 하는 말
"사탕 주는 대신 뽀뽀로 대신하지 뭐 ㅎㅎㅎ"
앞으로 남은 세월 사탕 대신 입수구리 물어 뜯으면 그녀르꺼 입수구리가 남아 나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