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틀 비 오더니 오늘은 날이 짱짱 개였어요
어찌나 덥던지..(허기사 초복이 지났응께 더울 때도 되�지) 자두밭에 가서 자두를 따는데 얼굴이 익더만요. 고서방은 입금 채워야하는데 자두 담는다고 앉아 있으니 속에서 천불이 나는가 심심허면 여편네한테 고함을 버럭버럭 질러요. 니야 그캐라 나는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바로 내빼리뿔란다...하는 심정으로 똥씹은 인상을 하며 일을 하는 고스방얼굴을 쳐다보며 빼시시 웃어주는 센쓰까지 남발합니다.
짜식도 내가 웃으니 할 수 없이 웃더만요. 지놈이 짜증낸다고 내까지 버럭버럭해바바요, 땡볕에 둘이서 육수 흘리며 육두문자 날릴 일 밖에 더 생기것어요?
날도 더우니 오늘은 쪼매 야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냥 내 맘이 끈 떨어진 엘리베이터처럼 급추락이니 어떡해서든지 이 맴이란걸 끌어 올려야 하지 않것어요?
뽑기왕 고스방이 한 껀 했습니다.
며칠 전이래요. 그러니까 16일 저녁이네. 대구 외갓집 갔던 아들. 딸이 돌아 온 그날 늦은 저녁이였세요
아이들은 방에서 컴퓨터 인강 신청한다고 둘러보고 있는데 실무시 고스방이 일어나더니 아이들방 문을 닫아요. 내가 무답시 치어다보며
"아이 덥구만 문은 와 닫능교?"
"쉿!"
고스방이 손가락을 세워서 날 보고 조용히 입다물라하고는 저는 연신 벙긋벙긋 웃어요
'낮에 날아가는 참새 짬지를 봤나 와저래 실성한 것처럼 웃어 쌌노'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신문을 뒤적거리는데 고스방이 말여
"있짢아...내가 오늘 희안한 걸 뽑았어!"
"희안한걸 뽑다니?"
실은 내가 그날 기분이 좀 안 좋았더랬어요. 무릎은 자꾸 아프지 날은 질질 궂지, 좁아터진 방구석 문을 열면 빨래가 줄로, 줄로 널려있지, 건조대에도 하나 가득이지, 옷은 벗어 놓으면 좀 걸면 될 것을 아무데나 척척 걸쳐놓았지 하여간 기분이 발바닥이랬어요
혼자 히힛~ 하고 웃음빨을 한 번 더 날려주던 고서방이 마당에 세워 둔 차에 가더니 뭘 가지고 와
그러더니 날 보고 자꾸 방으로 들어오라는겨
"아이, 더운데 말라꼬 자꾸 방에 들오라카능교?"하며 약간 날카로운 쇳덩거리 음을 깔아서 도끼눙깔을 해서 촤악 꼬라보며 마지못해 들어가니, 이런 기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고스방은 혼자 신났어.
"짠!"하고 내미는데 보니 조잡한 종이곽안에 나이롱 빤스가 일곱개 들었는데 일곱개나 들어 앉은 빤스통이 얼마만하냐 하믄 5월 8일 어버이날 달아줄라고 카네이션꽃 만들었는거 사면 통에 넣어주는 딱 고 크기여. 옆에 붙은 스카치테이프를 손톱으로 뜯어내면서 고스방은 마음이 급한지 테이프도 덜 뜯어졌는데 자꾸 뚜껑을 열라하네.
딱 보니 그거여. 끈팬티.
그걸 뽑아 놓고는 하루종일 여편네한테 얼마나 입히고 싶었겠냔 말이지.
포장 뚜껑을 열자마자 노란색 끈빤스를 하나 꺼내서 입힐라고 마누래 치마를 들시요
"와이카노 누가 이런 빤스 입는다고 했나"하면서 신경질을 냈는데 딴 때같으면 그렇게 날카롭고 뭉툭한 소릴 들으면 대번 큰소리가 나올건데 우야든동 그거 함 입히 볼라고 살살 달갠다.
마지못해 그걸 입어 주니까 치마를 훌떡 들시가지고는 쳐다보더니...어라 이거봐라 비아그라가 따로없네
"이제 됐지요?"하고 잔뜩 볼멘 소리로 그걸 벗어 뗀지니까 고서방이 얼른 주워와서는 목욕탕에 가서 두 번이나 비누칠을 했다면서 빨아서는 마른 수건에 꼭 짤아서 다시 가지고 왔다.
사실 여자나이 마흔 다섯에 남자 오십줄에 걸렸으면 부부 생활의 섹스관계가 보나마나 뻔하지 않는가
짜드라 찌릿찌릿한 감정도 없고, 의무방어든 뒷골이 채여서 우야다 한번 하게 되면 전희고 키스고 몽땅 생략, 올라 올라마 올라 오든등? 하고는 대애충 등때기나 이마빼기에 땀도 나기 전에 다 하고 내려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가도 둘다 목욕을 하는 날은, 살이 마주 대이면 매끌매끌한 촉감 때문에 마음 이 동하야 한번 쩌릿하니 하게 되고, 그렇게 한번 하고 나면 일주일 정도 견딜 수 있는 내공이 생겨서 고만 시적부적 휘딱 시간이 지나가고 마는 것 아닌가? (아니라꼬예? 집이는 안 그렇다꼬예? 잘 났심더)
나이롱 빤스 손바닥 보다 더 작은거에 뭔 끄내끼가 댓개 이리저리 연결이 되어서 특정부위만 가릴똥말똥 똥이 두덩거리인데 그걸 보고는 좋다고 연신 웃어쌌는 고스방. 쪼맷다가(조금 뒤에) 얼라들 자면 이거 한 번 더 입어봐라. 하고 연신 눈웃음을 헤실헤실 날리며 내게 부탁을 하는데.
저렇게 안 하던 짓을 하면 여편네가 야시꾸리하게 받아주면 좀 좋은가
짜드라 변태스럽지도 않쿠만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구는 눙깔을 까꾸장하게 뜨고는 미리 겁을 내는 여편네. 오늘 한 번만 입어 주고 담부터는 절대 안 입을테야! 하고는 튀어 나온 입으로 무지르듯 한 마디 내뱉는다. 이렇게 곰 그튼 여편네하고 사는 고서방도 불쌍허이....어이쿠 자기 이야기 하는 줄 알고 저녁 먹으러 들어 오네. 양반되긴 글렀다하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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