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라믄 의,식,주 이 세가지가 톱니물린 듯 맞물려서 이거 해결하면 저거 해결해야하고 둘 해결 되면 또 한 가지 더 환하게 해 주고픈게 사람의 욕심이다. 심심 골때리는 우리집에는 무엇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냐믄 바로 먹는 일이다.
시집와서 나는 참외를 빡스띠기로 사 먹는 걸 보고 놀랬다. 아무리 참외를 좋아하기로서니 박스씩이나.
그런데 먹는 것은 그렇게 풍덩풍덩 쓰는 집이 입는 일에는 그렇게 인색할 수가 없다. 한번은 고스방이 똥은 마려워 곧 싸겠는데 허리띠가 (자동으로 당기면 걸리는 것)이 꼼짝을 안 하더라나.
내가 입술에 침이 마르고 닳도록 하는 말이 허리띠, 구두는 돈을 좀 주더라도 질이 좋은 걸 사라고 누차 말을 했건만 듣지 않고 어디 다리끌에서 허리 돌아갈 만큼 길면 사서 하더니 똥싸기 일보직전에 어거지로 끌러서 볼일을 봤다는 얘기를 듣고, "거, 참외 한 박스만 안 사묵으면 존 허리끈 살낀데 그걸 못하고 그러고 사네."했더니, "여편네야 참외를 안 먹고 우째 사노"한다. 그러니 고서방하고 내하고 척, 척 맞아 떨어지는 일이나 생각이 하늘 아래 0.2개나 있을라나 몰것다.
나도 먹는 일에 관심을 가지지만 그냥 한끼 떼우면 된다는 식이다. 배만 주리지 않음 되�다. 그 대신 이런저런 호작질 비용에는 고스방이 참외나 과일을 사는 돈을 아끼지 않듯 나 역시 그 비용에는 풍덩풍덩 지갑을 열어제낀다. 허리 아프다고 징징 짤때는 언제고 또 저렇게 헝겊 쪼가리 들고 들여다보고 있으니 전에 내가 얘기해준 이유는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고스방이 또 묻는다.
<그느므 가방은 말라꼬 자꾸 맨들어 쌌노>
고스방은 모른다 학교 다닐 때 가방에 대한 나의 열등감을. 그걸 이야기 하자면 길-----------다.
결핍을 메꾸는 놀이는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되나보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