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먹고 쓰는 편지

일상

황금횃대 2009. 7. 11. 14:43

 

 

 

물에 젖은 감자를 다 캐냄으로 초봄 농사 수확을 보았세요. 감자씨 한 박스 뒷집 태식이 아저씨가 사신걸 내가 반 땡 하자해서 두 골 심었는데 콘티 상자로 다섯 상자 나왔습니다.

땅은 볕, 공기, 물, 바람, 벌레소리를 섞어 마술을 부립니다.

"수리수리 마수리 말발타 살발타 이백 삼십 다섯개로 늘어 나라 얍!

 

장마가 소강상태인가 아침 볕이 내가 앉은 책상머리까지 치고듭니다. 커튼 끈을 첫 날 밤 새색시 옷고름 끌르듯 당겨서 푸는데 오! 그 느낌이 제법 자극적이라 ㅋㅋ, 아침 햇살이 도대체 내게 무슨 짓을 했답니까.

 

책에 골무 그림이 있어 그려봤는데 어렵군요. 골무가 손가락이 들어가는 것이니 조고만해도 볼륨이 살아 있거등요. 그거 표현하는데 실패했세요. 몇 번 그려보면 통통한 골무를 제대로 그리겠지요?

 

며칠 전에 대전 갔더랬어요. 문방구에 들러 혹시나..하고 옛날 은색 젤라펜이 있나 물어봤더니 마침 있대요. 어찌나 반가운지..이렇게 내가 원하는 펜만 두어 자루 구해도 나는 마음이 들떠서 호작질할 종읻 덤으로 삽니다. 어제 감자 다 캐놓고 늦은 밤 종이를 자르는데 노래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고서방이 그럽니다.

" 또 무슨 호작질 할려구?"

"맹~~하는 호작질이지~"

                                                         "이구 여편네야 언제 철들래?

                                                          "그걸 뭘 물어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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