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는 휴가도 없다네
점심 먹으러 들어온 고스방에게 나도 휴가 좀 주세요 예? 했더니
[아버지 밥은 어쩌냐고]외려 내게 묻네
입을 다물었지.
아침 일찍 일어나 밭에 가서 나물도 뜯고 고추도 따고
그러다보면 점심 한 숟갈 떠먹고 나면 잠이 솔솔 와
촌에 사는 재미가 별건가. 그 땐 장롱에서 베개 하나 내려놓고
찹찹한 방바닥에 누워 낮잠 한 숨 잘 수 있는 여유
그게 촌구석 사는 재미지.
그렇게 한숨 자고 일어나서는 핸드폰 들고
꿈에라도 나를 한 번 볼까 저녁마다 기도하고 잠드는 그 님을 위해
이렇게 셀카를 찍어서 올려주는 쎈쑤!
늘어지게 한숨 자고 난 뒤 사진 찍어도
이렇게 또롱또롱한 눈망울이며
살짝 기름기 돌아 번들거리는 오십대의 얼굴 피부하며
음하하하하하
태풍 무이파의 바람소리가 내게
무슨 짓을 한고야...클클
이거이 다~~아
휴가도 못가는 여편네의 골 쉰 짓이라
어여삐 보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