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까번쩍한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봐도
진열되어 있는 물건은 번지르르르르르르한데 한 개씩 잡아 가격 확인하면
사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
만두며 야채며 모든 식료품들이
곽 속에 들어가 비닐 디집어 씌어 포장 되어 있는거 보믄
거참....쉽게 손이 안 가요
그래 결국 그곳까지 어렵게 갔어도
두부 두 모에 상민이 반찬 해줄 때 쓴다고 줄줄이 비엔나 한 봉지만 사가지고 왔네
가면 살거 없고
집에 오면 집구석에 먹을건 더 없고.
총체적 난감 아닌가?
할 수 없이 옥상 봉게봉게를 뒤지기 시작한다
먹고는 살어야하겠고
지난 가을, 바빠도 기를 쓰고 말려 놓았던 가지와 호박고지를, 그리고 무말랭이 봉다리를 찾아서
털레털레 내려온다
가지를 씻어 뜨거운물에 삶고
호박고지도 삶아 건져놓고
무말랭이는 물에 씻어 간장에 물 조금부어 간이 스며들게 양재기에 꼭꼭 눌러 놓는다
삶아 건진 꼬들한 가지를 들기름, 진간장, 설탕 조금, 마늘 양파를 넣고 훌 주물러 볶는다
짜작짜작 소리내며 타겠거등 물을 조금 넣는다. 한강되게 붓지 말고 조금씩 조절해서 짜지하니 볶아낸다
쫄깃한 가지나물이 깜쪼름하니 볶아졌다.
별미다. 여름 가지 볶음과는 좀 다른 맛이다.
내년에는 가지를 많이 심어 많이 말려놨다가 우리집에 놀러오는 백성들에게
말린가지 볶음 요리를 선보일테다.
호박고지 봉다리도 풀어 물에 씻어서 삶아낸다.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는다
건져서는 찬물에 헹궈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역시 들기름과 마늘, 진간장, 소금넣어 쪼물쪼물 간이 배어들게
주물러준다. 이 과정에서 호박씨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팬에 볶다가 참치캔 하나 따서 투척, 이것도 마찬가지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약간 물기가 있게 볶는다
다 볶아졌을즈음 대파를 잘게 썰어 넣고 한 소끔 더 볶는다.
싱거운가 먹어보고 간을 맞춘다. 그리고 참기름 조금 둘러 훌 섞어서 향이 베이도록한다.
한때 무말랭이 담는 미션이 굉장히 어려울 때가 있었다.
근데 올해 갑자기 무말랭이무침 달인이 되었다.
봉다리 끌러 찬물에 씻어 잠깐 물에 담궈 놨다가 소쿠리에 받친다
물을 빠지면 손으로 한 번 더 짜서 양재기에 담고 집간장, 물을 넣어 꾸정물이 나오도록 쪼물락거려 한참 간이 배이게 놓아둔다
다른 반찬할 동안 간이 배이면 좋으니까 이거부터 먼저 해두면 된다.
볶는 요리 끝나면 바로 무친다
어려울거 없다
김장하고 남은 양념 꺼내놓고
대파(쪽파는 너무 비싸) 따개서 종종 썰고
마늘 좀 낫게 넣고
물엿 주르룩 부어주고
간봐서 좀 싱거우면 멸치(까나리)액젓을 조금 넣어준다
이것 역시 꾸정물이 나도록 빠락빠락 치대준다. 이 과정에서 대파가 만신창이된다.
볶은 깨를 마구마구 뿌려준다.
그렇게 세 가지 반찬 만들어 놓고는
꽁치조림 해서 밥을 먹는다.
이렇게 무 깔고 양파 반쪽 얹어 바로 양념해서 조려먹어도 되지만
냄비 바닥에 김치 한 포기 깔고 지글지글 지져 먹어도 맛이 대낄이여
소주값도 오르고
그냥 밥이나 퍼 먹어야재...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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